[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FC서울이 아드리아노(28)를 영입했다.
아드리아노가 오게 되면서 서울의 공격진이 많은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기량을 되찾은 박주영(30)과의 호흡이 화두로 떠올랐다. 경우에 따라서는 박주영과 아드리아노 투톱이 뜰 가능성도 높아 보이는데 그 결과가 어떨 지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투톱은 서울과 박주영에게 있어서 특별한 축구전술이다. 서울은 오랜기간 여러 좋은 투톱들로 유명세를 치렀다. 가장 근래에는 '데몰리션' 콤비가 있었다. 데얀과 몰리나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며 서울 공격을 이끌었다. 몰리나가 패스하면 데얀이 마무리하는 루트였다.
박주영도 투톱과는 인연이 깊다. K리그와 유럽을 오가면서 많은 파트너들과 최전방에서 활약했다.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히칼도와 서울의 간판 콤비로 자리를 잡았고 AS모나코와 임대활약했던 셀타비고 시절에도 그의 파트너가 누구냐도 중요한 관심거리였다.
올시즌 7년만에 서울로 돌아온 이후에도 박주영은 여러 파트너들이 순차적으로 바뀌었다. 최용수 감독의 공격조합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또한 누구와 발을 맞추느냐도 빨리 경기감각을 회복해야 하는 박주영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다.
박주영의 서울 복귀가 확정된 이후 초반에는 몰리나가 투톱의 파트너로 지목받았다. 이전 데몰리션이라는 추억의 특별함까지 더해 박주영과 좋은 시너지효과가 기대됐다. 하지만 몰리나와 박주영이 함께 뛸 기회는 많지 않았다. 박주영에게 부상이 발견되면서 휴식이 필요했고 전체적인 서울의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몰리나도 별다른 활약을 보이기 힘들었다.
4월 중순을 넘기자 박주영이 돌아왔다. 때마침 정조국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박주영과 정조국이 좋은 시너지효과를 냈다. 선두 전북 현대를 원정에서 누르면서 분위기를 바꾸는 데도 이들 투톱이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도 오래가지 못했다. 정조국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점차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 시작했다. 그 속에서 찾은 조합이 또 박주영과 윤주태였다. 간간히 나온 이들은 색다른 맛을 냈다. 둘 모두 많이 뛰고 뒷공간을 침투하는 능력을 지녀 활발한 공격이 가능하게 했다. 지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도 윤주태가 후반에 들어간 뒤 공격이 살아나면서 서울이 승리했다. 윤주태가 박주영의 6호골을 직접 만들어주기도 했다.
윤주태와 박주영이 자주 함께 나서지는 못했지만 최용수 감독은 "오히려 (윤)주태와 (박)주영이 좋은 조합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훈련을 할 때 몸놀림이 좋았다. 상대를 교란시키는 움직임이 좋았는데 실전에서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 지가 중요해보인다"며 좋은 점수를 주기도 했다.
아드리아노의 영입과 함께 A매치 휴식기가 끝나는 8월에는 박주영과 아드리아노가 함께 뜰 가능성이 생겼다. 자연스럽게 정기적으로 바뀌고 있는 박주영의 파트너 자리의 바통도 이번에는 아드리아노에게 맡겨질 가능성이 있다.
박주영과 아드리아노가 함께 뛰게 되면 무게감 자체가 달라질 것으로 서울은 기대한다. 올 시즌 7골을 기록중인 아드리아노도 골결정력이 있고 박주영 역시 7월에만 5골을 터트리며 벌서 리그 6골을 넣어 살아났다. 유연성이나 활동량, 개인기 면에서도 동일한 강점들을 지니고 있는 두 선수가 빚어낼 시너지효과는 일단 기대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축구란 또 발을 맞춰봐야 하고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세계의 수많은 공격수들이 좋은 조합이라는 기대를 안고 나섰다가 아쉬움을 남긴 경우도 여럿 있다. 아드리아노의 가세로 서울은 기존의 공격진에 운용 폭이 조금 더 넓어졌다. 이제부터는 아드리아노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인데 박주영과의 투톱으로 서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아드리아노와 박주영이 8월 서울이 노리는 선두권 추격에 불씨를 지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박주영과 아드리아노, 정조국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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