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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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마일영-임경완, 노감독의 얼굴은 굳어졌다

기사입력 2015.07.24 08:30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아쉽지 많이." 두명의 베테랑 투수를 내보내는 노감독의 소회는 미안함이 짙게 배어 있었다. 

지난 23일 한화 이글스는 투수 마일영(34)과 임경완(40)을 웨이버 공시하고 투수 박한길(21)을 정식 선수로 등록했다. 일종의 투수진 신구 교체다. 발표 이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김성근 감독은 "지금 우리 상태에선 투수가 많이 필요하다" 방출 이유를 밝혔다.

한화는 시즌초 선수 정원 65명을 꽉 채워 등록했다. 팀의 반등을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풀에 넣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좌완 마일영과 우완 사이드암 임경완은 올시즌 기대주로 꼽혔다. 둘의 프로데뷔 연차만 도합 34년, 불펜에서 제 역할을 다해주며 후배들에게 귀감까지 보여주는 게 '베테랑' 둘에게도, '재활 공장장' 김 감독에게도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노력했다. 2000년 2차 1라운드 1순위 쌍방울에 입단한 마일영은 벌써 프로데뷔 16년차 투수다. 현대-우리-히어로즈를 모두 거치면서 10년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갔고, 2번의 10승과 평균자책점 4.72라는 준수한 기록을 가지고 2010년 한화의 옷을 입었다. 하지만 이적 직후 허리 통증이 재발하면서 최악의 시즌을 보낸 뒤 수술을 감행했다. 하지만 복귀한 뒤 그의 강점이었던 직구 스피드가 떨어지면서, 선수 생활에 위기가 찾아왔다. 너클볼 등의 변화구를 장착하며 맞춰잡는 스타일의 투수로 시도했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성적은 나빠졌다.

올시즌 '좌완 사이드암'으로의 변신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김 감독의 변화로 스프링캠프에서 팔스윙을 바꿨다. 좌완 투수의 존재는 어디서나 소중하다. 거기다 한화는 역대로 사이드암의 불모지와 마찬가지였다. 잘만 된다면 충분히 희소 가치가 있을 자원이었다. 5월 19일 SK전 구원투수로 등판해서 보여준 자신의 투구폼은 완성형은 아니었다. 투구 내용은 최선은 못되도 최악은 면했다. 땅볼은 유도해냈지만 수비의 실책으로 이닝이 끝나지 않았고, 결국 마일영은 소득 없이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그게 한화에서 그의 마지막 1군 등판이 됐다. 

임경완은 방출의 문앞에서 간신히 돌아온 베테랑이었다. 98년 롯데 1차로 지명돼 프로에 데뷔한 뒤 롯데에서만 12년을 있었다. 전성기도 이 때였다. 2004년 22홀드로 홀드왕까지 기록했을 정도로 위력적인 셋업맨이었다. 하지만 제리 로이스터 감독 이 부임한 뒤 마무리 자리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임작가'라는 굴욕적인 별명이 생겼다. 이후 다시 보직이 변경되면서 성적을 회복했지만 작가의 꼬리표는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이후 페이스는 계속 떨어졌다. 2012년 FA로 SK로 이적한 뒤 3년동안 평균자책점 5.50을 기록하며 결국 방출 통보를 받았다. 선수 생활을 포기하려던 차, 김성근 감독이 직접 전화를 걸어 합류를 권유했다. 임경완은 곧장 마무리 훈련 중인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해 입단 테스트를  받았고 합격 통보를 받았다. 이후 스프링캠프에서 2군캠프까지 고강도의 훈련을 빠짐없이 소화했다. 하지만 올시즌 1군에서의 기록은 1경기 2타자 2볼넷 1실점, 퓨처스리그에서는 23경기에서 나와 2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5.22를 기록하며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결국 7월 21일 SK와의 2군 경기를 마지막으로 임경완도 한화의 유니폼을 벗었다.

"막막하겠지. 그래도 계속 야구해야지." 김 감독은 그래도 두 베테랑의 치열한 야구 인생이 끝나길 원치 않았다. 이제 남은 일주일에 베테랑의 미래가 달려있다. 김 감독은 굳어진 얼굴을 끝내 풀지 못했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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