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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민우, '겸손한 자신감'이 만든 호투

기사입력 2015.07.23 09:35 / 기사수정 2015.07.23 09:36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필승조? 아직 무리죠." 겸손한 말을 남기고는 필승조급의 활약을 펼쳤다. 한화 이글스 김민우는 행동으로 자신의 성장세를 증명했다. 

김민우는 2015년도 드래프트의 '고교 최대어'였다. 한화는 2라운드 1차로 망설임없이 김민우를 지목했다. 하드웨어가 워낙 좋고(189cm 105kg), 배짱도 두둑해서 한화에서 금이야 옥이야 키우고 있는 투수다.

22일 수원 kt전 김민우는 한화의 5번째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안영명이 1⅓이닝 만에 어깨 통증으로 조기 강판됐고, 몸이 채 풀리지 않은 불펜투수들이 일찍 마운드에 올라 제구 난조로 연이어 교체되는 상황이었다. 등판 당시 점수차는 1점차, 한화가 kt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었다.

이날 김민우의 성적은 3⅔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 "상황이야 타이트해도, 마음가짐을 평소처럼 먹고 던지겠다"던 패기가 그대로 묻어나는 투구 내용이다. 비록 실점이 있긴 했지만, 7회까지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다보니 한화로서는 이닝을 길게 가져가는 롱릴리프 불펜이 꼭 필요했다. 김민우는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역할을 확실히 수행해줬다.

탈삼진을 5개가 특히 인상적이다. 140km중후반의 직구를 주로 던지면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100km초반의 커브로 승부했고, 먹혀 들어갔다. 타자들은 그저 공을 지켜보거나, 그렇지 않으면 허공에 배트를 휘둘러야 했다. 특히 5개 중 4개의 탈삼진이 kt의 클린업트리오에게서 비롯됐다. 자신의 커브가 가진 차별점이 뭐냐는 질문에 "키가 커서 던지는 게 높다보니 각이 더 큰 것 같다"는 김민우의 조심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kt의 타선을 상대로 볼넷과 피홈런이 없는 것도 고무적이다. kt는 7월 팀타율 3할2푼1리 리그 2위로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는 팀이다. 5회초 상위타순에게 연속안타를 맞으며 점수를 내주기는 했지만, 피해가지 않고 자신있게 던졌다. 결국 4번 타자 김상현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이닝을 제손으로 끝냈다. 김민우는 "투수코치님이 시키신대로 계속 하다보니 직구가 좋아졌고, 자신감이 붙었다"며 "던지는 건 지금도 투박하지만, 전보단 많이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자기 공에 자신감이 생기다 보니, 마운드 운영에도 여유가 생긴 셈이다.

최근 유먼이 2군에 내려가면서 대체선발이 불가피해진 상황, 김성근 감독의 입에서는 연신 김민우의 이름이 나왔다. 하지만 정작 취재진이 선발등판에 대해 물을 때마다 김민우는 "아직 아무 것도 들은 게 없다"며 손사레를 쳤다.

이런 그가 밝히는 올해 자신의 목표는 "최대한 계투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지향점도 이미 명확하다. "투수가 공을 던지는 목적의 끝은 점수를 주지 앉는 것"이라는 진지한 각오가 덧붙었다. 겸손한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자신감이 숨어있다. 김민우의 성장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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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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