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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정훈 2군 감독이 말하는 '아기 독수리 4인' [인터뷰]

기사입력 2015.07.18 10:32 / 기사수정 2015.07.18 10:33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진검승부입니다. 우리 애들이 얼마나 잘하는지 이 기회에 확실히 보여주겠습니다"

한화 이정훈 2군 감독에게 올스타전은 유희가 아니었다. 많은 야구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었다. 누구 하나 대충인 선수가 없었다. 아슬한 타이밍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하고, 넘어갈 것 같은 타구를 쫓아 가까스로 슈퍼캐치를 해냈다. 주루사, 몸에 맞는 볼 같은 실수도 등장했다. 넘치는 의욕이 만들어낸 귀여운 결과다. 

그만큼 퓨처스 올스타가 2군 선수들에게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이 감독은 이 기회를 최대한도로 활용하길 원했다. 떡잎부터 남다른 어린 아이들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를 주고 싶었다. '박한길(21) 김범수(20) 지성준(21) 윤승열(22)'을 제 손으로 추천해 박치왕 상무 감독에게 전했다. 

한화팬들에게 전혀 생경한 이름은 아니다. 팀의 기둥이 될 선수들이라며 이래저래 회자되온 덕이다. 김성근 감독이 "150km를 던지는 재밌는 투수가 있다"고 묘사해 화제가 됐던 박한길, 구대성이 롤모델이라던 좌완 김범수, 포스트 안방마님으로 낙점된 지성준, 한화팜 천안 북일고 출신의 내야수 윤승열이었다. 그들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스승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박한길

-150km를 뿌리는 파이어볼러로 이름을 알렸다. 현재도 그정도 스피드가 나오나. 

"150km까지는 이제 안 나오고 145~147km 정도다. 한참 김성근 감독님이 손보고 난 뒤에는 반짝 페이스가 올라왔는데 이후 급격히 떨어졌다. 4월 30일 화성과의 경기에선 9타자 연속 탈삼진을 잡더니, 그 담엔 연속 포볼로 주자를 내보내더라. 제구력이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왜 갑자기 그렇게 됐나.

"본인이 힘이 있을 때는 잘 던졌지만, 6월초 여름이 되고 하다보니 힘이 떨어졌다. 근데 오히려 힘이 빠지니 공이 더 잘 들어가더라. 오히려 힘을 빼고 던지니 제구가 된 탓이다. 그때 바닥을 치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그래도 그렇게 빠른 구속을 자랑하는 선수는 흔치 않은데, 자신의 장점을 잃는 게 아닌가.


"중요한 건 제구력이다. 메이저리그에 직구 160~170씩 던지는 선수 있어도 다 공략되지 않나. 우리나가 1군만 봐도 직구 스피드가 아무리 빨라도 다 홈런 뻥뻥 맞는다.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구석구석 찔러줄 수 있는 제구력이 필수다" 

-그럼 그 제구력을 위해 뭘 하고 있나.
"우선 신체적으로는 밀려나오는 팔 스윙을 잡았고, 멘탈적으로도 따로 관리를 해주고 있다. 직구보다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 위주로 훈련하고 있다" 

-이외에 따로 장착한 무기는 없나.
"커브를 새로 연마하고 있다. 아직 연습 중이라 손에 완전히 익진 않은 상태다. 경기에서 던지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김범수

-구대성이 롤모델이라고 했는데, 구속은 얼마나 나오나.

"1년차에는 직구 최고 141~2km까지 던졌는데 현재는 137~8km정도 나온다. 오히려 구속은 줄었지만, 처음에 비해 정말 많이 좋아졌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좋아졌나.

"팔 스윙을 짧게 바꿔 투구폼을 살짝 수정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장착했고 이미 손에 익혀 실전에서 써먹을 만한 수준이다. 타자가 좌투수의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한꺼번에 계산에 넣고 대비하는 일은 쉬운 게 아니다."

-좌투수는 언제나 귀하다. 잘만 만들어지면 한화의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 같은데, 남은 보완점은 무엇인가.

"역시 제구력이다. 좌투수에게 제구력은 최고의 이점이 될 수 있다. 유희관 같은 투수는 살아남는 걸 봐라. 결국 원하는 곳에 얼마나 꽂아 넣느냐가 중요하다. 제구력이 뒷받침이 안 된다면, 아무리 좌완이라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가을 마무리훈련과 스프링 캠프도 거치면서 단계별로 밟아나가면 내년쯤 되면 많이 기량이 올라올 것이다."

▲지성준

-포스트 안방마님 지성준이 가진 최대 장점은 무엇인가.
송구 능력이다. 어깨가 정말 강해 도루를 잘 잡아낸다. 전통적으로 한화는 도루저지에 약한 팀이었다. 지성준이 있다는 게 한화의 포수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도루 말고, 포수로서 기본적으로 가져야할 수비 능력은 어느 정도인가.
"블로킹을 비롯한 수비력이 많이 좋아졌다. 다 경험에서 누적된 결과다. 특히 포수는 경험이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다. 타자와 투수를 사이에 두고 어떤 게 이기는 볼인지, 어떤 게 지는 볼인지를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 아무래도 나이가 어리다보니 로케이션 부분에서 부족함이 있었지만, 계속 훈련 시키며 좋아지고 있다."

-어떤 식으로 그럼 훈련을 시키나.
"그 날 경기가 끝나고 좋지 않았던 상황이 나왔을 때로 돌아간다. 왜 이런 상황에서 이런 볼을 던졌나 복기를 시킨다."

-그렇다면 남은 보완점은.
"아직 민첩성은 조금 부족하다. 순간적으로 바운드 되는 볼이나, 손끝에서 빠져 위를 향하는 공 등 와일드 피치에 대한 포구 능력은 동물적인 감각이다. 미트질도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이런 건 생각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 보니, 대처능력에 있어서 순발력이 좀 떨어진다. 

▲윤승열

-그럼 윤승열의 가장 큰 장점은 무언인가.

"수비 하나는 정말 최고다. A급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 1군에 갖다 놔도 잘 할 것이다. 전혀 손색 없다."

-근데 왜 못 갖다 놓나.
"타격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 공수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훈련할 때도 타격에 더 신경 쓴다. 현재는 스윙시 하반신을 쓰는 것에 집중하며, 스윙 메커니즘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 외에 더 보완해야 할 점이 있나.
"경기 멘탈적인 부분이다. 아직 많이 어려서인지 작은 일에 크게 영향을 받고 그랬다. 그래서 작년까지만 해도 공격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 부담감을 견디지 못하고 긴장을 많이 했다. 

-야구는 조금 못돼야 잘 한다던데, 너무 착한 것 아닌가.
"정말 착하다. 서산의 롤모델이다. 너무 성실하고 인성도 좋아 귀감이 된다. "저렇게 바르고 괜찮은 놈인데 우리가 키워야 안되나"라며 계속 말해왔다. 그래도 올해는 많이 공격적이어졌다. 승부근성이 좀 생긴 것 같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한화 이글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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