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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사라진 한화, '외부 수혈'의 좋은 예

기사입력 2015.07.13 12:31 / 기사수정 2015.07.13 20:00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내부 육성'이냐, '외부 수혈'이냐.

약팀을 강팀으로 만드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유망주들을 잘 골라내 2,3군에서 차근히 길러내든지, 실력이 검증된 즉전감을 다른 팀에서 바로 데려오든지다. 더 큰 가능성을 보이는 신인급 루키들을 키워내는 리빌딩 방식은 검증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단점이다. 이를 뒤집은 게 곧 외부 수혈의 장점이다. 외부로부터 검증된 선수들을 영입함으로써 단기간 안에 팀의 체질을 강화시킬 수 있다. 

한화는 외부 수혈의 효과를 톡톡히 본 팀이다. 현재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타자들 중 반 이상이 한화 아닌 다른 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선수들이다. 내야수 권용관 정근우, 외야수 김경언 이성열 이용규 이종환, 포수 조인성 허도환 등 FA와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현재 베테랑 타자들 중 처음부터 한화에 입단했던 선수는 김태균 한상훈 정도다. 전력의 반 이상을 외부에서 이식한 셈이다. 

사실 한화는 그동안 외부 영입에 인색한 팀이었다. 이상군, 한희민, 한용덕, 구대성, 이정훈 등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성적과 인기를 함께 견인해왔다. 레전드 선수에 대한 자부심도 강해 10개 구단 중 영구결번이 가장 많은 팀(장종훈, 정민철, 송진우)이기도 하다. 1999년부터 2011년까지 FA로 영입한 선수는 05년 김민재(4년 14억), 11년 송신영(3년 13억) 둘 뿐이다. 트레이드로 영입돼 몸값을 한 선수도 09년 이대수, 10년 김경언 정도다.

그랬던 한화가 달라졌다. 13년부터 외부 FA에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2년 간 쓴 돈만 226억5000만원으로 10개구단 중 1위, 다른 모든 구단들이 쓴 총액과 맞먹는다. 2013시즌 이후에는 야수 최대어였던 이용규(4년 67억), 정근우 (4년 70억)를 모두 영입하는 데 성공했고, 2014시즌 이후에는 권용관(1년 7000만), 권혁(4년 32억), 배영수(3년 21억5천), 송은범(4년 34억)을 잡아왔다. 2012시즌 이후 류현진을 미국으로 보내면서 받은 포스팅 비용(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7억원)을 외부 선수 영입에 대부분 투자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출혈도 있었다. 한화는 올시즌 중에만 3명의 선수를 웨이버 공시했다. 등록선수 65명의 정원을 맞추기 위함이었다. 외야수 추승우, 투수 정민혁, 내야수 전현태 등 다들 오랜 기간 한화에서 몸담았던 선수들이었다. 수혈이 바로 성공적인 체질개선의 결과로 이어진 것도 아니었다. 이용규는 13년 시즌 전부를 어깨부상 재활에 매달렸고, 송은범과 배영수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올시즌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외부 수혈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올해 전반기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10구단 체제에서 현재까지 5위권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수성하고 있다. 2010~2014년 동안 8-6-8-9-9위를 기록해온 한화였다. 2007년 마지막으로 가을야구를 치른 뒤, 신구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팀이 무너진 탓이다. 하지만 올시즌 한화는 달라졌다. 강력한 타선을 구축해 득점력에서만큼은 타 팀에 밀리지 않는다. 여러 팀을 거쳐온 관록의 베테랑들이 그들의 경험으로 어린 선수들을 경기 내외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덕분에 굳어졌던 약팀 이미지를 특유의 끈질긴 승부근성으로 지워냈다. 한화가 보여주는 '외부 수혈의 좋은 예'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사진=한화 이글스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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