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5주 연속 주간 승률 '5할' 이상에 실패했다. 가을 야구의 마지노선인 5위와의 승차도 어느덧 5.5게임으로 벌여졌다.
롯데가 지난주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에게 2승 3패하며 결국 반등세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경기 중간중간 '신스틸러'들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흥행에는 성공한 웃지 못할 한 주로 기억됐다.
#1. 1일 NC전 8회를 지배한 유격수 오승택
지난 1일 마산야구장에서 펼쳐진 NC와의 주말시리즈 첫 경기에서 롯데는 선발 레일리의 역투에 힘 입어 2-1로 앞서고 있었다. 8회말 역시 마운드에 오른 레일리는 선두타자 박민우를 삼진처리했고, 대타로 나온 김성욱에게 유격수 쪽 땅볼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롯데 오승택이 평범한 땅볼에 송구 실책을 저질렀고, 경기에서 바로 교체됐다.
그러나 이것이 빌미가 돼 테임즈와 이호준의 연속안타가 터져 3-2 역전을 허용했다. 9회초 안중열의 1타점 역전 중전 안타로 재역전이 나오기 전까지 방송 카메라는 연신 오승택의 얼굴을 담기에 바빴고, 고개를 숙인 그의 모습은 팬들의 눈길을 잡기에 충분했다.
분명 타격에 재능이 있는 오승택의 문제점은 수비다. 그러나 시즌 초 잦은 포지션 변경으로 수비에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그였다. 최근 유격수로 출장하고 있는 오승택의 수비에 완벽함을 기대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있다.
#2. 3일 SK전 12말 대주자 박세웅
SK와의 사직 주중시리즈 1차전. 명승부라기보다 졸전에 가까웠던 이날 경기의 백미는 12회말 롯데의 공격이었다. 이재원의 솔로 홈런으로 역전을 당한 롯데는 마지막 공격에서 기회를 잡게 된다. 최준석이 얻은 볼넷으로 출루를 한 롯데는 대주자로 박세웅을 기용한다. 투수를 대주자로 기용하는 일은 혈전에서 종종 있는 일이지만 벤치 입장에서도 신중해야할 일이다.
이어 대타 정훈의 중전안타 때 벤치는 또다시 투수 이정민을 대주자로 기용했다. 부상 선수가 많아 대주자로 기용할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었지만 주자가 모두 투수인 기이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위험천만한 상황은 곧 펼쳐졌다. 안중열의 좌전안타가 짧았지만 롯데 3루코치는 과감하게 2루주자 박세웅을 홈으로 돌렸다.
포수 이재원의 투수를 배려한 태그와 박세웅이 오른쪽 손이 아닌 왼쪽 손으로 홈 승부를 벌인 재치가 없었다면 그의 5일 SK전 5.1이닝 3자책 호투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트레이드를 통해 선발 보강을 꾀했던 롯데에서 박세웅은 최고의 카드였지만 부진으로 불펜으로 보직을 옮기게 되는 일이 많아졌고, 5일 SK전이 지난달 16일 넥센전 이후 오랜만에 등판한 그의 선발 마운드였다.
#3. 4일 SK전 박종윤의 155타석 끝에 얻은 볼넷
롯데의 1루수 박종윤을 시리즈 내내 따라다닌 것은 그의 무볼넷 기록이었다. 그가 기록한 3일, 5일 터진 동점 솔로 홈런은 팀의 패배로 빛을 바랬다. 오히려 지난주 4일 4회말 윤희상에게 얻은 볼넷과 7회말 전유수에게 얻은 고의4구를 통해 박종윤이라는 이름을 팬들의 뇌리에 박을 수 있게 됐다. 박종윤이 4회말 윤희상에게 얻은 볼넷은 156타석 만의 기록이었다.
리그 8위에 쳐져있는 롯데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주연들의 복귀다. 롯데의 라인업을 지키고 있던 2루수 정훈과 포수 강민호는 부상으로 주말시리즈에서 대타로 경기에 나섰고, 손아섭은 한 달째 1군 무대에 얼굴을 비치지 못하고 있다. 탄탄한 시나리오의 영화가 흥행하기 위해서는 조연들의 활약도 필요하지만 역시 주연들의 명연이 전제돼야 한다.
박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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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세웅(좌), 박종윤(중), 오승택(우)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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