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06.29 18:01 / 기사수정 2015.12.28 10:51
반도 국가인 한국은 예로부터 복잡한 정세의 흐름 속에서 적응하고 견뎌내며 변화해왔다. 그 속에서 나온 한국인 특유의 정서인 한과 흥은 우리만의 독특한 풍류문화를 만들어냈다. 그 중에서도 한은 어느 문화에서도 볼 수 없는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정서이다. 외세에 억눌리고, 왕조에 억눌리고, 양반에게 억눌리고, 사상에 억눌리면서 나타난 정서인 한은 원망과 다르게 ‘복수’의 감정이 없고 ‘견디고’, ‘참아내는’ 감정이 배경이 된다. 그렇기에 한편으론 그 한을 풀어내기 위한 흥의 정서가 필요했고 그것을 표현하는 판소리나 전통춤, 민요등이 발달하였다. 이러한 풍류문화의 흐름을 따라 이어지는 현대의 K-pop은 지금의 한류를 대표하는 흥의 문화상품이다.
글로벌 문화트랜드:이야기로, 재미있게, 체험하고 감동하라!
최근에 한국의 풍류 문화를 대표하는 K-pop에 열광하는 외국인들을 보면 가수가 만들어내는 스토리에 흥미를 갖고, 공연장을 직접 방문하며, 가수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을 즐기기 위해 한국을 찾아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외국 문화의 중심 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 ‘주체자는 나’라는 관점이 배경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주체자인 내가 어떤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고, 경험하고, 즐기면서 내 안의 ‘자아’를 느끼고 알아가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빠르게 변해가고, 빠르게 적응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더욱 자신의 자아를 자각하려는 욕망이 강해지고 있다. 그러기에 글로벌 문화는 ‘자아’를 느끼고 볼 수 있는 스토리를 통해, 재미있는 체험을 하고 감동을 느끼는 것에 집중되고 있는 경향을 보인다.
보성의 새로운 문화가 융합되다
이런 문화 트렌드는 외국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달 보성 다향대축제와 함께 진행되었던 EnKoFe ‘JOY-full 보성!’은 글로벌 문화 트렌드에 맞춰진 행사였다.
보성은 한반도 끝자락에 위치해 바다와 가깝고 온화한 기온과 습도가 차 재배에 적합한 곳으로 전국 최대 규모의 차밭이 조성되어 수려한 자연경관을 지니고 있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안고 있지만 축제란 체험을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참여자와 공동체가 함께 교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성공적인 축제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로 참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EnKoFe ‘JOY-full 보성!은 지역적 유산인 자연 속에서 할 수 있는 에코어드벤쳐, 짚라인, 녹차체험, 갯벌체험등의 체험 프로그램들을 ‘도전’, ‘힐링’, ‘열정’이라는 스토리들로 풀어내면서 단순히 게임과 프로그램 참여에 그치지 않고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 냈고, 캠핑과 파티등을 통해 내국인과 외국인이 함께하는 교류와 공감의 추억도 선사했다. 관광과 여가의 양면은 물론 성찰과 힐링의 시간까지 안배한 것이다. 이는 아시아 문화의 상징이기도 한 녹차하면 떠 오르는 건강과 다도의 정적인 전통을 바탕으로 재미와 참여를 통한 자아대면의 욕구를 지닌 현대인의 동적인 적극성을 고려한 콘텐츠 개발의 결과물이다.
최근 중국 관광객의 증가로 많은 지자체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모시기에 열심이다. 성공한 지역축제는 지리적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다소 부족한 인프라도 극복 해 낼 수 있다. 그러려면 한 번 온 사람들이 다시 오고 싶은 곳이 될 수 있도록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잠재고객들의 입이 되어야하고, 고유의 문화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콘텐츠 개발과 더불어 글로벌 트렌드에 맟춘 시의적절한 활용이 필요하다. ‘JOY-full 보성!’과 같이 단순하게 관광객을 모객하는 것을 넘어 그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느끼고 싶어하는지 먼저 생각해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기억남게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프랑스의 레몬축제,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처럼 세월이 갈수록 미치도록 열광하는 세계적인 축제가 녹색의 보성에서 싹트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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