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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결산①] 2015년 꿀잼예능 BEST3, 놓치지 않을 거에요

기사입력 2015.06.30 08:00 / 기사수정 2015.06.30 06:18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올해도 예능 프로그램의 기세는 대단했다. 장수 프로그램은 여전한 저력을 과시했으며, 신규 론칭한 프로그램은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트렌디함으로 시청자를 휘어잡았다. 시즌제 프로그램들은 재정비 기간동안 한층 발전해 '흠 잡을 데 없는' 만듦새를 선보였다.
 
2015년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6월 30일을 맞아, 상반기를 사로잡았던 역대급 예능 '꿀잼' 장면 BEST 3를 알아봤다. 대중적인 웃음 코드에 '덕후'(한 가지에 과도하게 열광하는 사람을 일컫는 일본어 '오타쿠'의 한국식 발음) 기질 한 스푼을 더한 기자를 폭소케 하거나, 큰 주먹에 땀을 쥐게 만들었던 장면들을 골라봤다.
 
◆2015년 박명수의 웃음 월척


 

줄다리기 대결에서 '포아이'의 힘으로 '종이인형' 광희를 쥐락펴락한 그의 알다리는 분명 대단하지만, 46세 분비물남 박명수의 체력은 분명 10년 전 '무한도전' 초반같진 않다. 애석하게도 컨디션에 따라 웃음의 편차가 심한 박명수의 모습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찾아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명수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는 그가 터뜨리는 '빅 재미'의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기 때문이다. 
 
최근 장학퀴즈 특집에서 선보인 박명수의 '북아메리카' 오행시는 시청자를 폭소(라는 단어로도 모자라다)케 하기 충분했다. 단전에서 끌어올린 목소리로 "북쪽에 계신 아름다운 메리메리"를 외친 박명수가, 오행시를 써놓은 종이를 흘끗 다시 본 뒤 "리얼 카인드니스 여러분"이라 말하는 장면은 올 상반기 전체를 놓고 봐도 최상위권에 들 수 있는, '무한도전'의 웃음 월척이었다.
 

이후 '힘 있는 자만이 살아남지'라는 의미 불명의 노래를 부른 뒤 의자에서 내려오는 장면을 쿨하게 실패한 그는 "나라가 강해야 국민도 강하지, 우리집 강아지는 복슬강아지"라고 맥락 없이 노래하며 '무한도전' 최고 리액션 가이 하하를 쓰러지게 만들었다. '전문 웃음 사냥꾼' '전문 프로 웃음꾼' 등 스스로를 소개하는 단어에 부족함이 없는 장면이었다. 신나게 한 판 마친 후 다시 지친 표정으로 돌아가는 박명수의 모습, 이 시대 힘들게 일하시는 아버지를 대변하기까지 했다.
 
◆기미작가와 '병맛' CG의 만남


 
올 한 해를 강타한 신규 예능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누구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꼽을 것이다. '슈가보이' 쿡방 백종원, 콘텐츠와 팟수 드립의 결정체 '좌파 겨드랑이' 김구라를 주축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B급 애드리브와 '덕후' 스타일의 CG로 단박에 대세 방송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이은결 정준영 예정화 등 장르불문 출연진까지. 종잡을 수 없어 더 재밌다.
 
팟수들이 채팅창에서 선보인 '깨알 드립'이 방송에 그대로 사용되는만큼, '마리텔'에서는 대중의 참여가 그 어떤 방송보다 두드러진다. 이 방송에서 팟수들의 참여만큼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기미작가'로 잘 알려진 윤희나 작가다. 백종원의 음식 맛을 인증하기 위해 급히 투입돼 기미상궁처럼 맛을 보던 '기미작가'는 팟수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제작진 CG의 희생양으로 낙점됐다. 맛에 따라 눈도 커지니, 별점보다 확실한 '눈점'이다. 

 
올 상반기를 수놓은 '마리텔'을 올 상반기 '꿀잼장면'에 꼭 넣고 싶어 여러 장면을 두고 고민했다. 마지막까지 치열했던 건 백종원과 소유진의 '게임 마우스 사건'. 하지만 '마리텔'의 정체성은 단연 프로그램을 가로지르는 '병맛'과 CG, 어딘지 모를 B급 정서이지 않나.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게임 마우스 캡처를 삭제했다. '마리텔'에서 기미작가만큼 이 모든 걸 포함하고 있는 인물은 없었다.
 
◆상반기 끝나기 3일 전, '더지니어스'가 떴다


 
27일 첫 방송된 tvN '더 지니어스4', 상반기 마무리되기 3일 전 방송이라 '꿀잼장면'에 넣는 건 무리가 아닐까 했지만 첫 방송 후 반향을 보면 제외하는게 오히려 역차별로 느껴질 정도다. 내로라 하는 '지니어스' 고수들이 대거 포진했으니 정치싸움은 기본이요, 배신은 옵션, 개그는 서비스다.
 
특히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사형수 카드를 놓고 선보인 이상민 김경훈 최정문 김유현의 기가 막힌 조합. '착한 깽판남' 김경훈의 사형수 카드로 최정문을 속이려 했던 이상민, 이상민이 최정문을 곤란에 빠뜨리려던 움직임을 일찌감치 읽은 김유현,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커페이스를 선보인 최정문의 조합은 '지니어스' 역대급 장면이라 봐도 무리 없었다. 특히 이상민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최정문의 표정은 향후 '더 지니어스4'의 향방까지 기대하게 만들었다. 다수연합에 소속돼 있던 최정문이 눈 앞에서 자신을 배신하는 이상민을 보고 변화할지 여부도 주안점.

사견으로, "등에 문신 있을 때부터 알아봤다"며 징징거리는 김경훈을 살리기 위한 이상민의 모습은 이날 방송의 최고 웃음 포인트. 사형수 카드를 받아들고 살려주겠다 장담한 뒤 "지금 이 실망의 표정을 이어가라"는 이상민의 조언을 찰떡같이 잘 알아듣는 김경훈은 마치 시트콤을 보는 듯 했다.
 
◆그 외
 
그 외에도 각종 꿀잼 장면은 많았다. 아주 짧은 '장면'을 꼽아야 하기에 아쉽게 들어가지 못한 회차도 많았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 선천적인 구강구조로 인해 입을 다물지 못하건만, 매번 선임의 지적을 받아야 했던 비운의 사나이 김영철, '일밤-복면가왕'의 최강 반전 백청강, JTBC '크라임씬2' 미스코리아 살인 사건 속 장심사(장진 분)가 박미녀(박지윤 분)를 두고 여자가 아닌 남자라며 정체를 밝히는 장면,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서울대 특집에서 줄줄이 굴비처럼 엮여나온 수능 만점자들을 보는 멤버들의 표정, tvN '삼시세끼' 차승원 박신혜 등의 대활약,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김흥국 김부선 특집등등이 '꿀잼장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사진 = MBC '무한도전' '마이리틀텔레비전' tvN '더 지니어스4' ⓒ MBC, tvN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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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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