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충무로의 이야기꾼'이라 불리는 이해영 감독이 신작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이하 '경성학교')과 함께 돌아왔다.
지난 18일 개봉한 '경성학교'는 1938년 경성을 배경으로 외부와 동떨어진 기숙학교에서 하나 둘씩 여학생들이 사라지는 미스터리를 다룬 작품. 배우 박보영과 엄지원, 그 누구보다 높은 잠재력을 평가받고 있는 신예 박소담이 가세했다.
'경성학교' 개봉 전 만난 이 감독은 "메르스 때문에 걱정이 좀 된다"며 "개봉하는 주가 되면 좀 잠잠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과물을 객관적으로 보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에는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했다"며 개봉을 앞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영화의 장르에 대해 이 감독은 "미스터리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또 1930년대를 다룬 작품들이 그간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에, 그 시대의 아름다움으로 관객들을 설득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 생각들은 박보영과 박소담을 비롯한 영화 속 소녀들이 머무는 기숙사 등에서 이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로 재탄생되며 묘한 분위기의 미장센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감독의 남다른 '배우 사랑'은 정평이 나 있다. 앞서 영화 '페스티벌'(2010)을 통해 호흡을 맞춘 엄지원과의 호흡은 말할 필요가 없었다. 이 감독은 "정말 든든했다"며 "(엄지원이 연기한 교장 캐릭터가)어려운 연기여서 고민이 많았을 텐데, 정말 잘 해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기숙학교 전학생 주란을 연기한 박보영에 대해서는 "정말 대단한 배우다. 감독이 머뭇거리는 장면에서도 스스로 끌고 나가는 힘이 있더라. 그래서 특별히 디렉션도 하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경성학교 우수학생 연덕을 연기한 박소담에게는 "영화가 시작하고 5분이 지나면 '박소담이 신인배우다'라는 사실을 잊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 정도의 존재감이 있는 배우다"라고 배우로서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스스로를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칭한 이 감독은 "감사하게도 데뷔작 때부터 늘 너무나 엄청나게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고, 배우들도 정말 아낌없이 헌신해줬던 것 같다"며 "이번 '경성학교'도 배우들이 영화를 훌륭하게 이끌어줬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웃어보였다.
'경성학교'는 여배우들을 주축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갔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주는 장르적 특성은 물론, 스크린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세 여배우가 만든 시너지는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충분히 충족시켜줄 만하다.
이 감독은 "매우 신선한 별식을 먹는다는 느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아마 많은 분들이 상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텐데, 영화를 보시고 '신선하다, 재밌다, 예쁘다' 이렇게 회자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이해영 감독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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