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신디는 외롭다.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고 신입 PD인 백승찬에게 고백하지만, 이미 그의 시선은 다른 이에게 향해 있다. 후배 가수의 길을 터주려는 소속사 변 대표의 견제 속에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켜내려고 한다.
아이유는 이런 신디를 연기한다. 라준모(차태현 분) 탁예진(공효진) 백승찬(김수현)의 삼각관계가 무르익어갈수록 신디는 이들과 조금 빗겨나 있다. KBS 2TV 금토드라마 '프로듀사'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이성을 잃지 않은 '얼음공주' 신디와 만난 아이유도 외롭긴 마찬가지다. 아이유는 '프로듀사'에서 신디로 분해 퉁명스러운 얼굴과 말투로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프로듀사'는 쟁쟁한 배우들이 모인 드라마로 첫 회부터 주목받았다. 아이유는 KBS 2TV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예쁜 남자'에서 보여줬던 공감을 얻기 쉬운 캐릭터가 아닌 신디와 만났다. 시청자들은 아이유가 전문 배우들 사이에서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고, '신디'라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연기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프로듀사'의 '최고의 1분'을 꼽는 장면에 4회 연속 아이유가 등장했다. 지난 13일 방송에서는 아이유와 나영희(변미숙 역)가 차 안에서 팽팽하게 대립하는 장면이 21.1% 시청률(닐슨코리아 서울 기준)을 기록했다. 이 장면은 '제2의 신디' 지니의 등장으로 '끼워팔기'의 희생양이 된 신디가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지니에게 당당하게 행동하면서 변 대표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은 자체 최고 기록인 14.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을 달성했다. 라준모 탁예진 백승찬의 '러브라인'이 깊어지는 것과 달리 신디와 변 대표의 대립은 극의 긴장감을 돋우는 역할을 한 것이다. 'KBS 예능국 허당 PD들의 삶'을 다루겠다는 '프로듀사'가 연애극 성격이 짙어진 가운데 신디와 변 대표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아이유의 '연기력 논란'은 신디의 가려졌던 이야기들이 풀어지면서 해소되고 있다. 신디가 놀이공원에서 변 대표를 만나 캐스팅되고, 딸을 보기 위해 고향인 춘천에서 서울로 이동하던 중 부모가 세상을 떠난 아픔을 가진 과거가 밝혀지면서 그에게도 자연스럽게 캐릭터가 부여됐다. 단순히 '톱스타'이기 때문에 까다로운 신디가 아닌 아픔을 안고 기댈 곳을 찾는 신디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종반부로 치닫는 '프로듀사'에서 신디는 아직 고군분투하고 있다. "진심도 연기하는 것 같다"는 백승찬 PD의 오해는 풀었지만, 그의 마음을 잡을 길 없어 보인다. 변 대표와의 갈등도 점차 뚜렷해질 듯하다. 그러나 아이유는 이러한 신디와 함께 연기력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뽑아내는 중이다. 그렇게 아이유의 신디는 외롭지만, 차근히 '프로듀사' 곁을 지키고 있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아이유 김수현 최권 ⓒ KBS 2TV '프로듀사'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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