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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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팬텀', 가면 뒤에 숨겨진 잔인한 진실

기사입력 2015.06.07 11:24 / 기사수정 2015.06.07 11:24

조재용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가면이 대세로 떠오른 세상이다. 알려지지 않은, 가면 뒤의 이야기는 늘 대중의 호기심을 잡아끈다. 천재적 능력 뒤로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한 남자의 사연 또한 마찬가지다.

뮤지컬 '팬텀'은 천재적인 예술적 재능을 지녔으나, 흉칙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리고 사람들을 피해 오페라하우스 지하 은신처에서 숨어 지내는 팬텀의 이야기다. 그는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여인 크리스틴 다에의 노랫소리에 마음을 빼앗기고, 사랑과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팬텀'은 여타 작품에서 조명 받지 못했던 팬텀의 비밀스러운 유년기 시절과 그의 내면을 깊이 있게 다루고 흥미로운 캐릭터와 장면들을 추가해 스토리를 완성했다. 원작에서는 팬텀과 크리스틴, 라울의 삼각관계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팬텀'에서는 팬텀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팬텀'은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고풍스러운 무대 장치로 먼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천장에 놓인 화려한 샹들리에부터 황금색 난간, 다채로운 드레스에 붉은 조명이 어우러지며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또한 관객의 눈 앞에서 팬텀의 은신처와 오페라 하우스를 넘나드는 무대 장치는 풍성한 볼거리와 극의 몰입을 돕는다.

'팬텀'은 1막에서 크리스틴 다에의 만남과 오페라 하우스에서 벌어지는 갈등 등 굴곡진 인생스토리를 간결한 에피소드로 그려낸다. 그 과정에서 배우들이 들려주는 매력적인 음색과 가사가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만나면서 스토리에 힘이 더해진다.

1막에서 스토리전개에 많은 공을 들였다면, 2막은 팬텀의 내면 이야기에 집중한다. 특히 팬텀의 과거를 설명하는데 사용한 발레는 '팬텀'의 단연 백미로 꼽힌다. 세계적인 발레리나 김주원, 발레리노 윤전일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관심을 모은 이 장면에서 정통 발레 안무로 격정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다루며, 관객은 그의 과거 경험을 목격하고 그가 선택한 길을 헤아릴 수 있게 된다.

말이 아닌 발레를 통한 몸짓으로 표현하는 감정이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만나면서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발휘한다. 앞서 클래식과 발레의 만남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이를 불식시키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발레 이외에 팬텀의 가면 변화를 보는 것도 흥미롭다. 팬텀은 한 종류의 가면이 아닌 자신의 감정 상태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가면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분노와 사랑, 비통함 등 팬텀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며 인간적인 감정을 담아낸다.

특히 팬텀을 표현한 류정한은 뮤지컬 스타답게 명불허전의 기량을 뽐낸다. 그는 극 내내 가면으로 자신의 표정을 가리지만, 그 사이로 보이는 눈빛과 입술의 떨림만으로도 팬텀의 고뇌와 방황, 사랑과 이별을 자유자재로 표현한다.


류정한의 감정선이 '팬텀'의 드라마틱한 면모를 완성했다면, 크리스틴 다에의 끝을 모르고 올라가는 고음은 관객을 귀를 매료시킨다. 임선혜, 김순영과 함께 캐스팅 된 임혜영은 극중 오페라 디바답게 대중들에게 가장 듣기 좋은 고음을 선사한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임선혜, 김순영이 뮤지컬에서는 아직 생소하다면, 임혜영은 오랜시간 대극장 뮤지컬을 꾸준히 해온 스타답게 고난도 기교를 최대한으로 이끌어내며 크리스틴 다에의 풍부한 선율과 대사전달까지 완벽히 해낸다.

이 밖에 크리스틴 다에의 등장으로 자리를 위협받는 마담 카를로타 역의 신영숙은 무거움을 잠시 내려놓고 깨알 재미로 극을 부드럽게 하고, 팬텀의 비밀을 알고 있는 제라드 카리에르 역의 박철호, 크리스틴을 후원자 필립 드 샹동 백작 역에 에녹도 진중한 매력으로 관객에게 어필한다.

한편 뮤지컬 '팬텀'은 지난 4월28일 개막해 오는 7월 26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사진= 팬텀 ⓒ EMK 컴퍼니]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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