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 잠실, 이동현 기자] 흠잡을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선발 로테이션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이경필이 5.2이닝동안 피안타 하나 없이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며 2004년 10월 5일 대구 삼성전 이후 970일만에 선발승을 거두는 '사고'를 쳤다.
이경필은 1회 첫 타자 이대형을 7구만에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그것이 LG가 이경필을 상대로 빼앗아낸 마지막 출루였다. 6회초 2아웃 후 투구수를 이유로 물러날 때까지 이경필은 LG 타선을 상대로 퍼펙트 피칭을 펼쳐 경기를 완전히 지배했다. 탈삼진은 2개에 불과했지만 예리한 각도로 꺾인 슬라이더는 줄줄이 범타로 이어졌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이경필이 최고 수훈 선수다. 이렇게 잘 던질 줄 몰랐다"면서 "(이경필이) 5회까지만 버텨 주면 공격력으로 승부를 걸 생각이었는데 기대 이상의 좋은 투구를 보여줘 쉽게 이겼다"고 고마워했다. 김 감독의 칭찬을 전해 들은 이경필은 "이렇게 잘 던질 것이라고는 나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오랜만에 승리해서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경필 일문일답.
▲ 오랜만에 승리투수가 된 소감은.
"무척 기쁘다. 5회만 채우면 내 몫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경기가 잘 풀렸다."
▲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았는데.
"나오는 타자마다 최선을 다해 아웃시킨다는 생각뿐이었다. 결과가 좋았다."
▲ 1회 첫타자 이대형에게 유일한 출루를 허용했다.
"초반에 컨트롤이 흔들렸다. 하지만 1회를 넘기면서 점차 안정을 찾았다."
▲ 올시즌 목표는.
"시즌 초반에 성적이 잘 안 나와서 답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팀이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