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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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 "날 보면 소름돋는다는 말, 좋지만 부담"(인터뷰)

기사입력 2015.06.06 12:00 / 기사수정 2015.06.06 09:19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 배우 남궁민에게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는 어떤 의미일까. 15년 넘는 그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악역’을 새겼고, MBC ‘내 마음이 들리니’ 못지 않은 캐릭터 반향을 일으켰으니 허투루 넘길 작품은 아니다.

남궁민은 ‘냄새를 보는 소녀’ 종영 이후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드라마에 출연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입을 열었다. 다음은 ‘냄새를 보는 소녀’ 관련 남궁민의 일문일답.



◆남궁민의 ‘냄보소’ 출연은 ‘신의 한 수’ 였다.
-맞는 것 같다. 하하. 사실 관심 받는 드라마에 출연해야 연기를 잘하든 못하든, 대중에게 보여질 수 있다. 그 전에도 연기는 열심히 했었지만 그 결과가 시원찮아서 마음을 비우던 찰나에 ‘냄보소’를 만났다. 운도 좀 따라줬고, 드라마의 기운이나 흐름이 있지 않냐. 좋은 결과가 나왔으니 만족한다.

◆하지만 권재희의 마지막은 너무 허무하지 않았나.
-나도 그렇게 죽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작가가 그렇게 생각한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결말이 나든, 배우는 연기 잘 해서 대중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기준, 대본에 불만을 가지는 순간부터 연기자의 태도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한다. 배우의 권리 이상의 것을 바라는 것이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실 후반부에 그동안 권재희의 연쇄살인의 이유를 설명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긴 했지만.

 
◆'냄보소'를 하며 많은 애칭이 붙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남보소. '남궁민을 보면 소름'의 줄임말이라더라. 사실 많은 사랑을 받고 애칭이 생기는 것이 좋지만 부담스럽기도 하다. 드라마에서 다른 친구들도 빛나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이 역할도 빨리 떨치려고 노력했다.

◆'냄보소'를 하며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나
-같이 출연하는 파트너가 없다는 점. 후반에 염미(윤진서 분) 납치해서 하루 정도 같이 있는 것 말고는 다른 배우들과 붙는 신이 없었다. 촬영장 갈 때 친구들이 없으니 심심했고. 그래도 혼자 찍으니까 빨리 끝나고 체력 소모는 덜하더라. 하하.

◆'냄보소' 권재희 역을 연기할 때 내면의 사악한 마음이 나온 적도 있나
-누구에게나 사악한 마음은 있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이라면 옷깃 스치는 것만으로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권재희의 마음도 쉽게 이해되더라. 사실 우리는 남들 시선을 의식하기에 마음대로 표현할 수 없다. 권재희는 사람들이 안 볼 때 감정을 드러냈다. 시원하게 연기로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 웃으면서 할 말 다 하는 스타일이랄까.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이 있다면
-내가 살인마인게 밝혀지고 나서는 한 회당 한 신 씩 포인트를 줬다. 처음 포인트를 준 건 6회에서 천백경을 죽이려고 결심한 장면. 또 엘리베이터에서 오초림을 보고 '여기 왜 왔어?' 하며 웃는 장면. 살인하는 사람이 먹잇감을 보면 화나면서도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으로 그 장면을 촬영했다. 내 모습을 모니터 하는 스타일리스트도 권재희가 무서워서 모니터를 못 할 정도였다. 내가 생각해도 권재희가 비호감처럼 느껴졌는데, 어쨌든 비호감과 호감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잘 한 것 같다.

◆박유천 신세경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함께 연기를 할 때는 인성이 바른 사람이 좋다. 설령 인성이 별로라도 일하는 곳에서만큼은 프로페셔널하고 연기를 하려는 자세가 돼 있는 사람이 편하고. 그런 면에 있어서 박유천과 신세경에게는 100점을 주고 싶다. 특히 박유천은 일할 때 편했다. 나이를 떠나서 인격적으로 괜찮고 연기자 자질을 갖춘 사람들과 일하면 정말 즐겁다.

◆'우결' 후 '냄보소'를 찍으며 이미지의 반전이 더 컸다.
-개인적으로 좋았다. '우결'을 하며 부드럽고 여자를 너무 배려해주는 이미지가 생겼는데 그렇게 이미지가 고착되는 건 연기자에게 좋지 않으니까. 그 부분은 걱정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걱정한 부분은 권재희의 무서움의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었는데, 적정 수위를 잘 지킨 것 같다. 무서움의 강도를 더 높일 순 있었지만 그럼 비호감으로 보일까봐. 하하. 소속사 대표님은 드라마를 할 때 눈만 치켜떠도 싫어했다.

◆'우결'의 이미지는 실제 모습과는 다른가
-그닥 자상하고 잘 해주는 사람은 아닌데 그 부분이 많이 편집됐더라. 내가 굳이 달달하게 한 건 없는데 홍진영이 워낙 활달하다보니 거기에 맞춰줬다. 실제 나는 철없는 스타일이다. 눈치가 빠른 편도 아니고, 여자친구의 의도를 잘 몰라서 상대를 답답하게 하는 편이다. 의도를 알게 되면 충실하게 잘 해주지만.

◆앞으로 예능 출연은 계속 할 예정이냐
-그렇다. 어릴 때는 '연기를 하려면 이런 걸 안 해야 해' 했었는데, 오히려 그게 겉멋이었다. 예능을 나가기 싫다고 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때 소속사 사장님도 짜증났을 것 같다. 하하. 좋은 기회가 오면 하는 게 맞다. 나이가 드니까 겁이 없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보통 나이가 들면 지킬게 많아서 겁이 생긴다던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점을 찍은 사람들이지 않을까. 나는 내 연기 필모그라피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아직 정점을 찍지 못했지만, 그 위치를 지금까지 유지하는 것도 신기하다. 난 올해보다는 내년이 나을 것 같고, 또 내년보다는 내후년이 나을 것 같다. 그래서 겁나는 게 없다.

◆향후 활동 계획은
-계속 대중에 노출이 되도록 연기 위주로 일을 할 것이다. 언젠가는 감정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서 후련한 느낌을 받고 싶다. 맨날 참고 절제하는 연기를 하니 화장실에서 '뭐' 끊고 나온 느낌이다. 그게 권재희같은 사이코패스더라도 상관 없다. 외모나 발성 톤을 바꾼다면 충분히 다른 캐릭터가 나올 수 있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사진 = 남궁민 ⓒ 935엔터테인먼트]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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