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배우 류승수가 때로는 가벼움과 진중함을 오가며 다양한 모습을 보였다.
류승수는 4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스승과 제자 특집'에 제자 박한별과 함께 출연, 연기 스승, 그리고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봤다.
지난 1997년 영화 '삼인조'로 연예계에 발을 담군 류승수는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로 손꼽힌다. 제자 양성에도 열을 냈고, 조인성, 조동혁, 김지석, 박한별, 송지효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연기파 배우의 묵직함을 벗고 이미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허세 승수로 이름을 날렸던 류승수는 사우나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류승수는 이제는 어엿한 배우로 성장한 박한별을 대하는 것에 낯설어 했고, 과거 애매모호했다고 생각했던 유재석이 '국민 MC'로 등극하자 어색해 하는 모습으로 울렁증을 보였다.
격한 브레이크 댄스로 흥을 키우는가 하면, 얼마 가지 못해 다리가 풀려 고개를 떨구는 모습, 그리고 자신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허세 캐릭터를 여과없이 보여주며 큰 웃음을 줬다.
허세가 밉지 않은 것은 류승수가 그간 쌓아놓은 저변, 그리고 굳은 신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체적으로 류승수의 토크는 재미를 유발했지만, 자신의 연기관을 소신있게 풀어놓을 때는 '스승과 제자' 특집에 걸맞았다. 그의 말대로 스승이 아닌 그가 불리길 원하는 연기 조력자로서의 생각이 짙게 드러났다.
그는 제자들을 가르칠 때 절대 타협이 없음을 귀띔했다. 먼저 연기력이 늘지 않는 원인을 진단한 뒤, 멋이라는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배우는 모든 것을 다 내려 놔야 한다는 것이다.
카메라 밖에서는 후진을 양성하고 있는 류승수는 송강호와 미국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자신의 연기 라이벌이라며 연기에 관해서는 끊임없는 욕심도 전했다. 연기력을 갖췄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는 그의 진취적인 자세가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강인하지만, 사실 류승수는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남자였다. 그런 그에게 사랑은 최고의 치유제였다. 해외 광고 촬영도 사양했던 류승수는 오직 사랑하는 아내와의 결혼을 위해 발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언제까지 두려움 때문에 행복을 포기하고 살 것인가. 맞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를 극복해낸 과정을 설명했다. 류승수는 제자의 발전을 일구기 위해 애쓰는 연기 조력자이자, 한 여자를 위해 무모했을 법한 도전에 정면승부한 로맨틱가이였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류승수 ⓒ KBS 방송화면]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