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06.02 09:14 / 기사수정 2015.06.02 09:56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사랑의 힘은 실로 놀랍다. 상실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게 하고, 현재를 살아가게 하며 앞으로 나아갈 희망과 용기를 준다.
MBC 다큐멘터리 ‘휴먼다큐 사랑 2015’ 10주년 특집이 1일 막을 내렸다. 故최진실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진실이 엄마 Ⅱ - 환희와 준희는 사춘기’가 전파를 탔다. 훌쩍 큰 환희 준희 남매와 자나 깨나 손주만 생각하며 살아가는 할머니의 근황을 담았다.
앞서 ‘휴먼다큐 사랑’은 故신해철 가족의 ‘단 하나의 약속’,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안현수의 ‘두 개의 조국, 하나의 사랑’, 필리핀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민재의 ‘헬로 대디’를 공개했다.
출연진은 공통점을 지녔다. 모두 ‘상실’의 아픔을 겪었다. 신해철 부인 윤원희씨와 아이들은 의료사고로 신해철을 허망하게 잃었다. 안현수는 대한빙상연맹의 파벌을 비롯해 너무나도 하고 싶은 운동을 위해 러시아로 귀화했다. 하지만 여전히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있다. 환희와 준희도 마찬가지다. 먼저 하늘나라로 간 엄마 최진실, 삼촌 최진영, 아빠 조성민을 가슴에 묻었다.
필리피노 민재는 아빠의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민재가 태어나기 전에 한국으로 떠난 뒤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다.
상실의 고통을 극복할 수 있었던 데는 ‘사랑’의 힘이 컸다. 가족, 연인, 운동에 대한 사랑으로 힘든 기억을 잊으려한다.
윤원희씨에게는 신해철이 생전에 무척이나 예뻐하던 아이들이 있다. 남편은 이제 곁에 없지만 남겨진 아이들과 서로 의지하면서 슬픔을 이겨낸다. 안현수 역시 아내 우나리의 사랑 덕분에 한국에서의 좌절을 잊고 운동에 매진할 수 있었다. 그 덕에 소치올림픽에서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에 온 민재는 할아버지를 만났다. 아빠를 만나지 못했지만 8년간 민재와 민재의 엄마 사진을 간직한 할아버지를 보며 실망을 덜었다.
할머니 정옥숙 씨는 환희와 준희에게 모든 사랑을 쏟는다. 최진실, 진영 남매에게 못해준 것들까지 손주에게 다 해주고 싶어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최근 사춘기를 겪기 시작한 남매는 때때로 할머니와 거리를 두기도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할머니의 마음을 알고 있다.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한 ‘희망’도 생겼다. 민재는 다음을 기약하며 필리핀으로 떠났고, 환희와 준희는 각각 국제학교와 경상북도 김천의 학교에서 새로운 일상을 보낸다. 안현수 우나리 부부는 지금의 상황을 사랑하며 더 감사하며 살아가려한다.
‘휴먼다큐 사랑’은 보통의 가족인 이들을 통해 사랑의 힘을 증명했다. 사랑보다 위대하고 큰 힘은 없다는 것, 어떤 시련이 있어도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극적인 반전은 없었다. 민재가 아빠를 만나지 않을까 기대하던 시청자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필리핀으로 돌아간 민재의 뒷모습은 예전처럼 쓸쓸하지만은 않았다. 신파로 빠져 눈물을 강요하지도 않았다. 故 신해철, 최진실 편은 남아 있는 이의 새로운 삶이 초점을 맞춰 담담하게 그려나갔다.
매년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로 큰 감동을 준 ‘휴먼다큐 사랑’. 이번에도 10주년에 걸맞게 브라운관에 사랑의 온기를 전했다. 다음에는 또 어떤 감동과 훈훈함을 안고 올지 기다려진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휴먼다큐 사랑 ⓒ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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