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05.30 14:07 / 기사수정 2015.05.30 14:14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작가 겸 배우로 변신한 유병재의 첫 도전은 아쉽게 막을 내렸지만 의미는 있었다.
지난 29일 tvN '초인시대' 스페셜편 '초인시대, 왜 초인이 되지 못했나' 방영과 함께 유병재의 원맨쇼는 막을 내렸다. 첫 회 이후 줄곧 내리막 시청률을 기록하고, 연관검색어에는 '초인시대 노잼'이 함께 기록됐지만 그의 도전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초인시대'는 25세까지 동정일 경우 초능력을 갖게 된다는 특이한 설정아래 출발했다. 사랑을 해본 적 없고, 취업의 벼랑에 내몰린 청춘들이 지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이었다.
첫 회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초능력이 생겨난 뒤 자신을 무시하던 사람들을 향한 복수를 선보이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의 카타르시스가 있었다. 다만 그 뒤로는 암전이었다.
드라마가 전개되며 갖게 되는 개연성보다는 '코미디'에 중점이 맞춰지며 어수선했다. 스페셜편에서 지적했듯 설정 상 옥의 티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떠올리게 하려했던 '에이지 오브 초글링'등 특유의 유병재식 유머가 있었지만 많은 공감을 자아내지 못했다. 호불호가 확연히 갈릴 수 있는 B급 정서와 늦은 시간에 방송되는 핸디캡은 '초인시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병재의 도전은 의미있었다. B급으로 담겼지만 유병재가 그동안 'SNL 코리아'와 그의 SNS등을 통해 드러냈던 청춘에 대한 문제의식과 공감은 살아있었다.
초능력을 활용해 몇 번이고 면접을 보고 모범 답안을 받아들지만 취직하지 못했고, 몇 번의 시간여행 속에서도 사랑은 끝내 얻지 못했다. 드라마를 풀어내는 방식에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가 갖고 있던 충분히 다시 논의될만한 내용이었다.
지구를 위협하는 존재였던 초인 김수용을 감화시킬 수 있었던 것도 유병재의 사랑이었다. 김수용과의 러브라인은 물론 극중 자신의 아버지가 동정이라는 것까지 밝혀지며 충격적인 결말을 내놨으나 그 또한 유병재였기에 가능했다.
조기 종영을 하거나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스페셜편까지 구성해 '왜 실패했는지'를 이야기 하는 드라마는 없었다. 하지만 유병재는 그렇게 했다. 유병재는 스페셜편에서 주연배우이자 작가로, 막내작가로, 다시 하는 것도 없으면서 돈만 받아가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표현하며 '셀프디스'를 펼쳤다.
배우들과 유병재는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장면들을 보면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고, 자신을 제외한 배우들이 꺼낸 아쉬움을 현장에서 모두 귀담아 들었다. 비록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이었지만 신선하고 그에게 또 다른 자양분이 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초인시대'는 철저히 유병재가 있기에 해볼 수 있는 신선한 도전이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초인시대'와 같은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유병재밖에 없다. 그의 다음 도전이 궁금한 이유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초인시대ⓒtvN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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