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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독일에 남겨진 ’네드베드의 恨’

기사입력 2006.06.23 10:44 / 기사수정 2006.06.23 10:44

편집부 기자


▲이탈리아의 마테라치의 선제골 장면 ⓒFIFA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22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 함부르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E조의 마지막 라운드 경기인 이탈리아-체코의 경기는 '카테나치오'의 완벽한 부활을 알린 이탈리아가 2-0으로 승리, 조별예선을 1위로 통과해 16강에 안착했다. 월드컵에 첫 출전한 체코는 아쉽게 짐을 싸서 돌아가야 하게 되었다.

체코는 밀란 바로시(아스톤 빌라)를 원톱으로 내세운 뒤 라도슬라프 코바치(스파르타크 모스크바)와 얀 폴락(뉘른베르크)의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해 수비를 굳건히 한 뒤에 역습을 노리는 작전을 들고 나왔다. 장신 공격수들이 전부 부상과 경고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최선의 공격진이었다.

이탈리아 역시 다니엘레 데 로시(AS 로마)가 레드카드를 받아 출장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질라르디노(AC 밀란)과 토티(AS 로마)의 투톱을 내세우고, 왼쪽에 시모네 페로타(AS 로마)를 두며 수비를 강화해 조별예선 통과를 노리는 모습을 보였다.

초반 체코는 16강 진출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이며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수비진의 공간 활용이 좋아 몇 번의 좋은 찬스를 잡았지만, 번번이 수비를 맞고 나가거나 골키퍼 부폰(유벤투스)의 앞가슴에 정면으로 가기 일쑤였다. 오히려 선제골은 이탈리아에서 먼저 나왔다. 전반 26분경에 얻은 코너킥을 193cm의 장신 수비수 마테라치(인테르)가 높이 뛰어올라 헤딩골을 집어넣은 것, 폴락 또한 작은 선수가 아니지만 마테라치의 높은 점프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한 골을 허용해 16강행에 적신호가 켜진 체코는 급한 마음에 더욱더 공격에 공격을 거듭했지만, 이날 이탈리아가 보여준 완벽한 수비축구에 걸리고 말았다. 체코의 선수들이 볼을 잡기만 하면 순식간에 3~4명이 달려 들어와 에워싸는 이탈리아의 수비는 카테나치오의 명성 그대로였다. 더군다나 전반이 끝나갈 무렵, 이미 카드를 받았던 얀 폴락이 또다시 경고를 받아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까지 겹쳐 경기는 더욱더 어려워지게 되었다.

후반 들어 브루츠크네르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지친 노장 카렐 포보르스키(체스케 부데요비체)를 빼고 스타이네르(하노버)를 집어넣어 템포를 더욱 높여보려 했지만, 이미 한 골을 먼저 집어넣은 상태에다 수적 우위까지 점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수비는 뚫기엔 너무나 견고했다. 이탈리아는 수비시엔 전방의 질라르디노를 제외하고 10명이 모두 수비를 하고, 역습 시엔 3~4명의 선수로도 위협적인 공격을 하는 아주 효율적인 수비축구를 보여주었다.

리피 감독은 60분경에 질라르디노를 빼고 필리포 인자기(AC 밀란)을 투입, 노골적인 선수비 후역습 작전을 구사했다. 이 작전은 그대로 들어맞아, 후반이 종료될 무렵인 87분에 체코의 수비진을 그림같이 뚫고 지나가 골키퍼 체흐까지 제친 뒤에 가볍게 슈팅, 점수 차를 2-0으로 벌려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가장 인자기다운 골이었다.

체코로서는 마렉 하인츠(갈라타사라이)의 교체투입 타이밍이 조금 아쉬웠고, 전반에 퇴장당한 폴락의 공백이 너무 컸으며 로시츠키(아스날)가 가나전에 이어 또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 아쉬웠다. 그리고 조별예선에서 미국전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최상의 멤버를 가동시킨 적이 없다는 것이 조별예선 탈락에 있어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체코의 언론은 '꿈은 끝났다, 남은 건 집으로 돌아가는 것뿐'이라며 조별예선 탈락에 대해 아쉬움을 보도하는 기사를 남겼다. 대표팀 은퇴마저 번복하며 조국을 월드컵에 올려놓은 네드베드(유벤투스)도, 더 이상의 꿈을 꾸지 못한 채 독일 땅에 한을 남겨두게 되었다. 그는 경기 종료 후 유벤투스 팀동료인 이탈리아 선수들과 포옹을 나누고 관중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등 아쉬움을 애써 잊으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E조의 가나-미국의 경기는 가나가 미국을 2-1로 승리,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해 아프리카의 돌풍을 이어받은 국가가 되었다. 그들이 16강에서 브라질을 만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벌써 16강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조 최종순위 및 16강전 일정]



- 이탈리아 vs 호주 (6월 26일 카이저슬라우테른)
- 가나 vs 브라질 (6월 27일 도르트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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