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마음이 많이 편해졌어요. 오히려 박빙의 상황에 자꾸 나가는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KIA 타이거즈의 우완 투수 한승혁(22)은 '미완의 대기'였다. 고교 최대어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KIA에 입단했다. 입단 하자마자 1년에 걸친 수술과 재활. 재활을 끝마치고 비로소 1군에 모습을 드러낸 후에도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이 더 많은 '어린 투수'였다.
지난해에는 시즌 중반 선발로 '깜짝 호투'를 펼치기도 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150km/h을 넘나드는 강속구와 제구 불안은 늘 동시에 한승혁을 따라다녔다.
현재 한승혁은 KIA의 필승조다. 눈빛부터가 달라졌다.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해 잠시 좌절을 겪기도 했지만 스스로 "전화 위복"이라고 말했다. "엔트리에 못들었지만 2군에서 마음을 다잡으며 준비를 더욱 열심히 했다. 그래서 1군에 금방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는 그는 "주로 타이트한 상황에 경기에 나가다보니 집중을 안할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내 공을 뿌릴 수 있는 것 같다. 마음도 많이 편해졌고, 집중력이 생겼다. 결과도 좋은 것 같다"며 올 시즌 몰라보게 성장한 배경을 추측했다.
벌써 프로 5년차. 시간은 자연스럽게 성숙이라는 선물을 가져다줬다. "지난해에는 좋았다가 안좋았다가 기복이 심했다. 스스로 납득이 되지 않았다. 너무 답답했다. 그러다가 공에 집중을 못하고 내 공을 못던지는 악순환이 생겼다. 그때는 생각 없이 공을 뿌렸고, 마음도 다급했다"는 한승혁은 "이제 프로에 대한 적응은 끝난 것 같다. 여전히 미숙한 부분도 많지만 전보다 좋아졌다. 포지션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하루하루를 전투적으로 보내는 중"이라며 웃었다.
그를 바라보던 주위의 기대를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달라진 마인드가 달라진 마음가짐까지 만들었다. 부담을 즐기는 여유까지 생긴 것이다. 한승혁은 "작년까지만 해도 '나는 1차 지명 선수',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나 "이제는 스스로 압박감을 놓았다. 그러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여전히 스트레스와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야구가 재미있어졌다"며 다부지게 이야기 했다. 이제 청년티가 묻어나는 한승혁은 훌쩍 자란 모습이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한승혁 ⓒ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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