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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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원, '착않여'로 얻은 연기 인생의 또 다른 터닝 포인트 (인터뷰)

기사입력 2015.05.30 07:00 / 기사수정 2015.05.30 02:46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좋은 드라마를 할 수 있어서, 내게는 굉장히 뜻 깊고 배운 것도 많고, 그만큼 남은 것도 많은 작품이다. 이렇게 드라마 한 편을 하면서 많은 것을 얻고 갈 수 있는 작품이 있을까 싶다."

드라마를 마친 도지원의 얼굴에는 후련함보다 아쉬움이 가득 묻어나왔다. 방송 3회 만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에 오르는 등 지난 14일 24회로 종영하기까지 큰 사랑을 받은 KBS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 대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드라마에 대한 끝없는 애정을 드러내며 그동안의 시간을 돌아본 도지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착하지 않은 여자들', 이렇게 편안했던 작품은 처음"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 도지원은 강순옥(김혜자 분)의 첫째 딸 김현정을 연기했다. 현정은 일에서는 당차고 똑 부러진 모습을 보이는 아나운서로, 또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여리고 여성스러워지며 이문학(손창민)과 달콤한 로맨스를 만들어나간다.

도지원은 "이렇게 편안하게 연기한 것이 처음이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도지원의 밝은 에너지가 극 속에 가득히 묻어나왔던 이번 작품. 그는 "언젠가는 이런 드라마를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좋은 대본을 만나고 좋은 상대역을 만났다. 대선배님들과 함께 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라고 얘기했다.


이순재, 김혜자, 장미희 등 쟁쟁한 배우들이 함께 했던 '착하지 않은 여자들'. 도지원은 "선생님들의 연기를 보면서 정말 '이래서 대(大)배우인거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연기 인생에 있어서도, 사람 도지원으로도 공부가 많이 됐다. 살아오면서 내 나름대로의 룰과 자아가 있었다면, 이제는 거기에 플러스알파가 된 ㄱ것 같다"라고 느낀 점을 털어놓았다.

한없이 차갑게만 보였던 현정이 문학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연애부터 결혼에 이르는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여기에 대해서도 도지원은 "손창민 선배님 덕분이다"라며 "사실 우리 나이 대에 그런 느낌의 감성이 나오기 쉽지 않다. 손창민 선배는 '도지원 씨 덕분에 할 수 있었어요'라고 하셨는데, 저야말로 선배님 덕분에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본부터 정말 모든 것이 너무나 잘 맞았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지를 수 있는 장면들을 만들어낼 수 있어서 뿌듯하고, 행복했다"라며 다시 한 번 환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번 드라마는 진심을 보여주는 연기는 통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던 시간들이기도 했다. 도지원은 "현정과 문학의 경우만 봐도, 상대방과 소통을 하면서 연기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며 파트너와의 호흡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상대역 손창민을 비롯한 현장의 모든 연기자들과 함께 했던 순간들이 그에게는 매 순간 진실함이었고, 또 열정을 다 했던 순간들이었다.



▲ "다양한 캐릭터 접해보고 싶어"…끊임없는 연기 욕심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도지원의 배우 인생에 또 한 번의 '터닝 포인트'가 될 작품임에 분명해 보였다.

대표적인 장면은 지난 19회 방송에서 나왔다. 당시 현정은 질부 나현애(서이숙)를 향해 "뭬야?"라는 드라마 '여인천하' 속 명대사를 읊으며 시청자를 반색케 했었다.

'여인천하'는 사실 도지원에게는 깨고 싶은 벽이었다. "극 중에서 장미희, 김혜자 선생님의 유행어들이 등장하지 않았나. 나 역시도 ''뭬야'가 나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내게 '뭬야'는 족쇄 같은 존재이기도 하지 않나. 웬만하면 내 입에서 말하려 하지 않고, 듣고 싶지도 많은 말이었는데 대본을 보니 사극 톤이었고, 자연스럽게 이 대사가 떠올랐다"며 이 장면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많은 작품 속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꾸준히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도지원이지만, 연기에 대한 고민은 항상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숙제와도 같았다.

그 고민을 깰 수 있게 한 첫 번째는 '웃어라 동해야'에서 9살 정신연령의 안나를 연기하면서였다. "극과 극 연기, 두 가지를 다 할 수 있는 배우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배우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후 도지원은 "이후에도 시트콤을 하며 웃어도 보고, 많이 우는 드라마도 해 보고 하면서 스스로 쌓였던 것을 풀어냈었다. 한동안 힘들었던 10여 년의 시간을 이 시기에, 내가 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해왔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그 완결편이었다"라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연기경력 27년차의 베테랑이지만, 도지원의 마음은 여전히 연기에 대한 갈증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어떤 캐릭터든 다양하게 접해보고 싶다. 앞으로 때로는 연기자로서 선택해야 할 범위가 적어지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하겠지만, 그런 부분까지도 망각하지 말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연기자로 발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소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연기'라는 도화지 속을 경험과 지혜로움으로 다양하게 채워가는 도지원. 그가 걸어갈 다음 한걸음 한걸음에 기대가 더해지는 이유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도지원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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