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0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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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맘' 종영①] 강자가 된 약자, 불편한 현실에 경종을 울리다

기사입력 2015.05.08 06:50 / 기사수정 2015.05.08 07:10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싸워서라도 지켜야죠."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 마지막회에서 조강자(김희선)는 상태(바로)의 엄마(김서라)에게 이렇게 말했다.

'앵그리맘'은 우리가 싸워서라도 지켜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자 했다. 싸워서 지켜야 할 가치가 있음에도 싸우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무책임한 일인지 말이다.


7일 '앵그리맘'이 종영했다. 마지막회에서 결국 강수찬(박근형 분)과 홍상복(박영규)의 사학 비리가 밝혀졌다. 도정우(김태훈)의 살인죄도 인정됐다. 주애연(오윤아)과 안동칠(김희원)도 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조강자는 이들이 검찰이 구형했던 것보다 턱없이 낮은 형량을 받은 것에 대해 불만을 품었다.

3개월 만에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홍상복은 조강자를 납치했지만, 이를 알고 탈옥한 동칠(김희원)과 싸우다 폐자재더미에 깔려 숨졌다. 6개월 후 조강자는 도시락집을 운영하는 평범한 주부로, 아란(김유정)과 상태, 복동(지수)은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갔다.

이 드라마는 한때 '벌구포 사시미'였던 전설의 일진 출신 젊은 엄마 강자가 이름을 바꾸고 고등학생이 돼 한국 교육의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내용을 담았다.

주인공인 조강자는 학교 폭력 피해자인 딸 아란(김유정)을 위해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다 학교 폭력을 넘어 재단 비리까지 적극적으로 헤쳐나간다. 학교폭력, 원조교제, 성폭행, 청부살인, 세월호를 연상시키는 학교 건물 붕괴까지 과장은 있지만 학교와 사회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덕분에 한 자릿수 시청률과는 별개로 꾸준한 화제성을 끌어냈다. 학부모가 다시 고등학생이 된다는 설정 자체는 판타지였지만 학교의 붕괴를 넘어 신뢰와 희망이 무너진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드러내려 하면서 보는 이의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켰다.

애초에 악의 무리를 응징하는 조강자의 행동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하지만 계란으로 바위를 넘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있다. 마지막회에서 호송차에 올라타는 홍상복에게 던져진 마지막 계란은 끝까지 깨지지 않았다. 계란 하나로는 불가능하지만 수백, 수천, 수만 그 이상이 된다면 언젠가는 단단한 바위도 깨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였을 터다.

결국 약자들이 승리했다. 여느 드라마답게 행복한 결말이었다. 물론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보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던진 것만으로 가치 있는 드라마였다. 후반 "세상에 더 많은 강자들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강자의 내레이션이 흘러나왔다. 혼자보다 사회 구성원이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미약하나마 현실에 경종을 울리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나무랄 데 없었다. 김희선은 아줌마, 엄마, 고등학생을 오가며 다양한 연기를 자연스럽게 펼쳤다. 김희원, 김태훈, 오윤아, 박영규, 고수희 등도 탄탄한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뒷받침했다. 김유정, 지수, 바로 등 젊은 배우들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활약하며 작품성을 더했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앵그리맘 ⓒ MBC 방송화면]

['앵그리맘' 종영②] 김희선, 미모 아닌 '연기'로 통했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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