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언제 봐도 밝다. 새침하고 도도한 이미지는 편견에 불과하다. 내숭은 없다. 솔직발랄 매력의 소유자다. MBC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왕소(장혁)와 애절한 러브스토리를 그려냈던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털털한 오연서(27)로 돌아왔다.
드라마가 끝난 뒤 홍콩으로 화보 촬영 겸 여행을 다녀왔다. 데뷔 13년 만에 첫 팬 미팅도 열었다.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꿀맛 같은 휴식이련만 바쁘게 움직이지 않아 영 어색한 듯하다. “일 중독인 것 같다”고 말하는 모습이 천생 배우다.
“안 그런 줄 알았는데 일 중독인 것 같아요. 팬 미팅까지 하면 스케줄이 없는데 끝나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틀 동안 쉬는 날이 있었는데 ‘오늘 뭐 하지?’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해야 할 일이 있는 게 편해요. 원래는 일하면서 되게 쉬고 싶어 했는데 뭔가 특이해졌어요. 주위 사람들도 의아하다고 하더라고요. 갑자기 왜 그러냐며.”(웃음)
일 중독에 빠졌다는 말처럼 단기간에 여러 흥행작을 거치며 활발히 활동했다. 작품을 거듭할 때마다 인기도 늘어났다. 일하는 행복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빛나거나 미치거나’ 후 남성 팬들의 호응이 높아졌다며 흐뭇해했다.
“팬 카페 회원수가 많아졌어요. 인스타그램에도 남성분들이 많더라고요. 올라오는 글을 다 보는 편인데 ‘40대인데 팬미팅에 가도 될까요’라는 글이 있었어요. 제가 댓글로 꼭 오라고 했죠.”(웃음)
‘왔다 장보리’로 새로운 면모를 보여줬다면,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는 발해의 공주 신율로 분해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극중 코믹하면서 허당기 있고 똑똑하면서 여성스러운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소화해 사랑 받았다.
“미니시리즈에서 첫 주연을 맡아 부담이 많이 됐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뿌듯했어요. 부족한 부분도 많았지만 성취감이 들었어요. 율이는 완벽한 여성상이잖아요. 애교도 많고 똑똑하고 진취적이에요. 이런 좋은 캐릭터를 맡게 돼 행복했어요.”
미니시리즈의 주연으로 발돋움한 오연서는 2002년 3인조 걸그룹 러브(LUV)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이듬해 드라마 '반올림'(2003)에 출연, 연기자로 방향을 전환했다. '천국보다 낯선'(2006), '대왕세종'(2008), '동안미녀'(2011), 영화 '울학교 이티'(2008), '여고괴담5'(2009),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 '오자룡이 간다'(2012), '메디컬탑팀'(2013), ‘왔다 장보리’(2014) 등에서 활약했다.
대부분의 작품이 시청률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시청률의 여왕'이란 별명을 언급하자 “운이 좋은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시청률은 하늘의 뜻인 것 같아요. 작품이 좋다고 잘 나오는 것만도 아니고 훌륭하지 않다고 해서 안 나오는 것도 아니고요. 사람들이 촉이 좋으냐고 묻는데 그저 운이 좋은 것 같아요.”
드라마가 연달아 잘 돼서일까. 사랑스럽고 밝은 공주를 연기해서일까. 미모에도 물이 올랐다. 예뻐졌다고 칭찬하자 “그런 소리를 부쩍 들었는데 한편으로는 속상했다”며 가볍게 울상을 지었다.
“한 달 쉬고 나왔는데 예뻐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전에는 별로였나 했죠. 고친데도 없는데.(웃음) 여성스러움이 생겼나 봐요. ‘넝쿨당’ 때는 말숙이가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서 실제로도 얄미울 거라는 선입견이 많았어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택한 작품이 ‘메디컬 탑팀’이었고 머리를 싹둑 잘랐죠. ‘장보리’에서는 억척스러운 면을 보여줬고요. 그러다 트렌디함과 여성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어졌어요. 이번에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 같아 좋아요.”
3년 동안 쉰 기간이 6개월도 안 될만큼 연기에 열중했다. 올해 우리나이로 29살. 20대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며 여유있는 미소를 띠었다.
“더 이상 20대 여배우일 수 없다고 생각하면 씁쓸해요. 올해는 여유가 있을 것 같은데, 나를 다지는 한 해를 보내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 연기하는 배우요. 사람 냄새 나고 따뜻한 배우라는 말이 잘 어울렸으면 해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오연서 ⓒ 웰메이드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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