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뜻하지 않은 로테이션이 이뤄졌다. 웨인 루니(30)가 부상으로 빠지고 대신 몸상태를 회복한 로빈 판 페르시(32)가 그의 자리를 대신한다.
영국 매체 '데일리 익스프레스' 등 언론들은 29일(한국시간) 잔여경기에서 루니의 출전이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지난 26일에 열렸던 에버튼과의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에서 루니는 경기 막바지에 무릎 부상을 당해 교체 아웃됐다. 자세한 검사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서는 루이스 판 할 감독도 루니의 부상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보고 결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팀내에 차지하는 루니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큰 타격이지만 일단 차선책들은 충분히 갖고 있다. 때마침 판 페르시가 돌아왔다. 지난 2월 중순에 발목 부상을 당한 이후 7경기를 쉬고 그라운드를 밟았다.
판 할 감독으로서는 남은 4경기에서 루니가 빠진 포지션에 판 페르시를 기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에버튼전에서 교체 투입돼 2분 가량을 뛰었던 판 페르시는 21세이하 경기에도 출전해 2골을 터트리며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됐다는 것을 증명했다. 29일 크레이븐코티지에서 벌어진 맨유와 풀럼의 21세이하 리그 경기에서 팀의 4-1 완승을 이끌면서 골감각을 가다듬었다.
경기감각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만큼 다음달 3일에 벌어지는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WBA)과의 홈경기에 판 할 감독은 판 페르시를 선발로 기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시스템상으로는 라다멜 팔카오가 최전방에 서고 그 뒤를 판 페르시가 받칠 가능성이 높다. 혹은 판 페르시의 원톱 시나리오도 있다.
문제는 루니가 해냈던 많은 역할들을 판 페르시가 해낼 수 있는가에 있다. 루니의 임무는 득점뿐만 아니라 패스를 통해서도 팀에 공헌도가 컸다. 넓은 활동반경을 자랑하는 루니는 미드필더진과 공격진에서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는 패스를 자주 선보였다. 이는 마이클 캐릭, 마루앙 펠라이니 등 중앙 미드필더들의 공수조율과 함께 맨유가 경기를 장악할 수 있는 원천이 됐다. 비록 첼시와 에버튼에게 연달아 패했지만 이전까지 7연승을 달린 비결도 여기에 있었다.
판 페르시에게 요구되는 임무에서 골만큼 패스도 매우 중요해졌다. 아스날과 맨유에서 뛰면서 좋은 연계 플레이를 보여줬던 시절의 모습을 되살릴 필요가 생겼다. 추가로 부상 이전에 보였던 부진의 부담감도 털어내야 한다. 21세이하 경기에서 2골을 기록한 것에 대해 맨유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부상 이전의 모습들은 냉소적으로 볼 수 밖에 없게끔 만든다.
지난 2월 쓰러졌던 스완지시티전까지 이전 9경기에서 3골에 그쳤다. 간간히 득점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2011-2012, 2012-2013시즌 2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던 왕년의 아우라에 비하면 모자라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무엇보다 파트너 혹은 경쟁자인 팔카오와의 호흡이 매끄럽지 못하고 움직임에서도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약 세달의 공백기를 깨고 돌아오는 판 페르시의 어깨가 무겁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4위권을 유지해야 하는 맨유에게 판 페르시가 막바지 도우미 겸 해결사 노릇을 해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로빈 판 페르시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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