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탈락과 생존의 길목에서 펩 과르디올라(44) 감독이 꺼내든 승부수는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뮌헨은 22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FC포르투(포르투갈)와의 2014-15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6-1로 이겼다. 뮌헨은 1차전 1-3 패배를 딛고 합계 스코어 7-4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포르투전 패배로 뮌헨은 올 시즌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수비에서 치명적인 실수로 자멸한 뮌헨은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언론의 질타를 받았고, 과르디올라 감독의 거취도 자연스레 불투명해 졌다. 1차전 패배 후 38년간 팀의 주치의였던 한스-빌헬름 뮐러-볼프파르트 박사가 사임 의사를 밝히며 구단 안팎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는 계속됐다.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두 골차 극복에 의문 섞인 시선이 팽배할 정도로 뮌헨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못했다. 이때 과르디올라 감독은 과감하게 칼을 빼들며 세간의 평가를 비웃으며 팀을 4강으로 인도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포르투의 주전 좌우 풀백인 알렉스 산드로와 다닐루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점을 물고 늘어졌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뮌헨이 포르투의 측면을 파고들 것을 예상했다"고 할 정도로, 과르디올라 감독은 승리를 위해 철저하게 곪은 상처를 터트렸다. 후안 베르나트는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경험이 일천한 디에고 레예스가 버틴 포르투의 오른쪽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백미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필립 람 활용법이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격한 람은 오른쪽 측면을 주무대로 활약했다. 왼쪽 풀백인 마르틴스 인디는 람의 스피드에 적잖게 당황했다. 마티아스 잠머 뮌헨 단장은 "과르디올라 감독은 람을 적극 활용하는 좋은 전략이 있었다. 그를 오른쪽에 배치한 것은 놀랄 만한 일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독일 축구와 뮌헨에 내린 축복이다"고 만족해 했다.
측면 공격으로 물꼬를 턴 뮌헨은 전반전에 무려 5골을 퍼부었고, 포르투에는 단 한 차례의 슈팅도 허용치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과시했다. 거짓말 같은 역전극에 팀의 주포인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2골을 넣으며 팀 승리에 기여한 그는 "전반전에 정말 좋은 경기를 선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뮌헨의 준결승 진출을 믿지 않았지만, 우리는 해냈다. 뮌헨은 정말 미쳤다"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라운드 밖에서 열성을 토해낸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지도 화제가 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제롬 보아텡과 포옹했고, 현지 카메라는 이때 왼쪽 주머니 아래가 찢어진 바지를 포착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열정을 보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오늘 선수들이 보인 경기력에 매우 행복하다"고 만족해 하면서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AS모나코, 유벤투스 등 준결승 상대가 누가 되든지 상관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혜안으로 뮌헨은 4시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는 뮌헨 구단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사비 알론소와 아르옌 로벤은 "과르디올라 감독은 전술적으로 세계 최고다. 체계적인 분석가이자 치밀한 전략가"라고 입을 모은 바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과감하고 다양한 승부수는 뮌헨의 유럽 정복에 힘을 불어 넣고 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과르디올라 감독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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