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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수원 입증한 서정원의 3가지 철학

기사입력 2015.04.22 10:24 / 기사수정 2015.04.22 11:40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이보다 더 좋은 출발이 또 있을까. 수원 삼성이 시즌 초반 고비를 보란 듯이 넘고 9경기 연속 무패를 내달렸다. 

서정원 감독은 21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와의 2015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G조 5차전에서 2-1로 팀의 역전승을 지휘했다. 이날 승리로 수원은 지난 2011년 이후 4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우라와 원정은 수원의 힘을 잘 보여줬다. 서정원 감독이 늘 강조하던 3가지가 그라운드에서 완벽하게 녹여졌다. 

준비된 로테이션 자원

수원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과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바람에 시즌 초반부터 많은 경기를 소화 중이다. 예상대로 주중 2경기씩 치르는 여파는 수원을 강하게 덮쳤다. 

이번 우라와 원정만 해도 홍철과 민상기, 정성룡, 산토스, 오범석 등이 결장했다. 이들 모두 수원의 주전 자원임에도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앞서 치른 호주 원정도 기후가 다르고 장시간 비행으로 몸이 녹초가 되면서 김은선과 염기훈, 카이오 등이 대거 몸살에 시달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정원 감독은 한 경기 한 경기 매번 다른 선발 명단을 짜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래도 수원이 9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는 힘은 벤치에 있다. 매번 달라지는 출전 선수 속에서도 수원은 로테이션 자원들이 제 몫을 톡톡히 해준다.

우라와전만 봐도 모처럼 중원에 선 백지훈이 전반 동안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활약을 보여줬다. 팀을 승리로 이끈 득점자인 고차원과 카이오는 교체로 들어와 한방을 터뜨렸고 연제민과 신세계도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뒤에서 대기하는 선수들도 항상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서정원 감독의 주문이 시즌을 길게 보는 로테이션 정책에서 빛을 보고 있다.



서정원 축구의 핵심 '데이터'

서정원 감독은 취재진을 만나면 늘 데이터를 강조한다. 수원이 축구분석업체와 함께 경기마다 데이터를 축적한 것은 윤성효 전임 감독 시절부터다. 수석코치 시절부터 경기분석 자료에 관심을 보였던 서정원 감독은 부임한 뒤 데이터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선수들도 자신이 뛴 경기의 수치를 확인하고 편집된 영상을 보는 것이 일과가 됐다. 

데이터의 활용은 수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팀에 속한 분석원을 통해 다음 상대의 장단점을 객관적인 지표와 영상으로 제공 받는다. 서정원 감독도 우라와전 역전승의 이유로 분석을 들었다. 그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우라와가 J리그에서 치른 경기 비디오를 모두 분석했다. 각 선수들의 동선까지 철저히 파악해 그에 맞는 수비 전술을 만들었다. 두 경기에서 모두 이긴 것은 분석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극장을 만드는 뒷심

서정원 감독의 고민은 하나였다. 슈퍼매치가 끝나고 그는 "수원 부임 후 가장 큰 문제점은 후반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원은 과거만 해도 전반을 리드하면서도 무승부나 역전패로 마치는 경기가 심심찮게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수원은 고질적인 병을 치유했다. 경기 종반에 터진 골이 상당수 차지하면서 '수원 극장'이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우라와 원정도 극장경기였다. 첫 골을 내주고도 침착하게 동점을 만든 뒤 종료 2분 전 카이오의 골로 일본 원정에서 값진 승리를 따냈다. 

역전패를 잘 당하는 팀에서 오히려 경기 마지막에도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기대심리를 안기는 수원의 변화야말로 서정원 감독이 팀에 입힌 가장 큰 효과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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