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OK저축은행의 시몬(28)은 굴러들어온 복덩이나 다름 없다.
김세진 감독이 이끄는 OK저축은행이 창단 2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8연패를 노렸던 최강 삼성화재가 가라 앉으며, 배구계는 춘추전국시대에 접어 들게 됐다.
당연히 시몬의 공을 빼 놓을 순 없다. 올 시즌 OK저축은행과 2년 계약을 맺고 노란 유니폼을 입은 시몬은 단연 돌풍의 중심이었다. 시몬을 중심으로 뭉친 OK저축은행은 정규리그 2위, 그리고 챔피언 등극으로 환호했다.
정규리그에서 예열을 마친 시몬은 결정적인 무대에서 날아 올랐다. 한국전력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43점을 올리며 트리플크라운(서브에이스·블로킹·후위공격 각 3개 이상)을 달성하며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안내했다.
삼성화재와의 마지막 3차례 대결에서는 각각 25점 , 24점, 21점을 기록하며 명불허전 활약을 펼쳤다. 심각한 무릎 통증을 안고 투혼을 불사른 시몬의 헌신에 동료들은 마음을 다잡을 수밖에 없었다. 시몬은 "무릎이 아팠지만 팀원들을 위해 코트에 나섰다. 앞으로 치료를 하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덤덤히 말했다.
구단의 구심점인 시몬에 대한 신뢰는 안팎으로 두텁다. 월드 클래스급 기량과 올바른 인성을 갖춘 시몬을 향한 OK저축은행의 미소는 당연하다. 특유의 융화력은 다들 높이 평가하는 부분이다.
팔라볼로 피아첸차(이탈리아)를 떠나 OK저축은행에 입단한 시몬은 아시아 무대가 처음이다. 예의와 예절을 중시하는 동양 문화가 낯설 법도 하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른다'는 신념은 철저하다. 이는 빠른 적응의 원동력이다. 시몬은 "몸을 담은 곳의 문화를 습득하는 것이 적응의 지름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인배적인 기질도 돋보였다. 시몬은 기자단 투표에서 7표를 받아 16표의 송명근에 뒤져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지 못했다. 아쉬울 법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팀의 우승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시몬은 "MVP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그것보다 하나의 팀으로 뭉쳐 우승한 것이 더욱 값지다"고 만족해 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시몬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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