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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스타, 축제는 끝나지 않았다…"후회없는 음악하고파"(인터뷰)

기사입력 2015.03.30 06:45 / 기사수정 2015.03.29 23:48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겨우내 움츠렸던 계절이 봄을 만났다. 꽃봉오리가 수줍게 품고 있던 화려한 꽃을 틔우려 한다. 만물은 언제나 그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걸그룹 피에스타는 3년간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이들의 음악을 꽃 피우고 있다.

피에스타는 지난 4일 타이틀 곡 '짠해'가 담긴 '블랙 라벨(BLACK LABEL)'을 발표했다. 멤버들의 자작곡이 실린 첫 미니 앨범이다. 정성스레 여섯 트랙을 채웠다. "컴백 일정이 늦어졌어요. 좋은 곡들을 모아서 내려고 했죠. 특별하게 애정이 가는 앨범이에요."(재이) '블랙 라벨'은 고급스러운 의료 제품에 붙이는 뜻이다. 앨범명처럼 이번 앨범 제작에 특히 신경 썼다.

데뷔 4년 차 피에스타가 내세운 '짠해'는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흐르는 미디엄 템포 곡이다. 리듬감 있는 노래에 남녀 이별을 '짠하다'라는 표현 안에 구슬프게 녹여냈다. 레이블 대표 신사동호랭이가 작곡했다. "신사동호랭이 오빠가 정말 바쁘세요. 빨리 곡을 달라고 전화로 재촉했죠. 저희에겐 친오빠 같으신 분이에요."(예지) 신사동호랭이는 전작 '아무것도 몰라요' '하나 더'를 작업한 바 있다.

'짠해' 무대는 의자를 이용한 안무가 눈에 띈다. 짧은 시간 동안 의자를 오르내리며 동작을 소화한다. 슬픈 노래에 걸맞게 안무의 비중을 줄이려고 했지만, 점점 살이 붙었다. "처음엔 안무를 열심히 하는 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어요. 그런데 (신사동)호랭이 오빠가 '피에스타는 군무'라고 하셨죠. 높은 힐을 신고 의자를 오르내리니 중심 잡기가 어려웠어요."(예지) 쉽지 않은 동작이지만 피에스타는 부상 없이 활동하고 있다. "멤버들이 쉬는 동안 운동을 열심히 했어요. 다리 근력이 생긴 덕분에 무리가 없는 듯해요."(린지)

8개월만에 돌아온 피에스타가 선보인 '짠해'는 음악적으로 호평받았다. 그러나 음원 성적은 신통치 않다. "아직 인지도가 없어 음악을 알릴 기회가 없는 것 같아요. 게릴라 공연, 팬사인회 개최 등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예지) 피에스타의 유일한 중국인 멤버 차오루는 '짠해'를 포함해 이번 앨범이 중국에서는 사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짠해'는 CJ E&M 온라인 K팝 포털 사이트 '엠웨이브'에서 진행된 3월 넷째 주 글로벌 투표에서 2위를 차지했다. 14만여 명이 넘는 해외팬들이 투표에 참여했다.

'블랙 라벨'에는 린지 혜미가 작곡한 '투데이(Today)' '콜드(Cold)'가 수록됐다. 앨범에도 피에스타의 색깔을 입혀가고 있는 것. "연습생 때 겪었던 일들을 담았어요. 가수 준비하면서 어렵고 슬픈 일이 생기면 적었던 일기장 글귀를 모았죠."(린지) 어두운 느낌이 물씬 묻어나던 '투데이'는 수정을 거쳐 조금 더 밝은 분위기로 탄생했다. "제 노래도 정말 좋아요. 이별과 사랑을 겨울에 빗대어 기사를 썼어요. 처음 실리는 곡이어서 애착이 가죠."(혜미) 차오루는 자신도 만든 곡이 있다면서 '쓰레기 송'을 소개했다. 예지는 "피에스타가 생각도 진지하고 음악적으로 욕심과 고집이 있죠"라고 덧붙였다. 

피에스타는 지난해 여름 '하나 더'로 활동했다. 가사에 성적인 의미가 담겼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음악은 뒷전이었고, 선정성만이 부각됐다. "아쉬운 활동이었어요. 이번에는 열심히 준비했는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듯해요. 뜻대로 되지 않지만, 항상 긍정적으로 지내고 있어요."(예지) "데뷔 때부터 콘셉트가 바뀌었죠. 대중의 시선을 생각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코드가 잘 맞지 않아 아쉽죠."(린지) 그렇기에 피에스타는 '블랙 라벨'에 집중했다. 구설을 지우고 피에스타만의 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혜미 린지 예지가 모인 연습생 그룹에 재이 차오루가 합류한 피에스타는 2,3년간 데뷔를 준비했다. 각자 개성이 뚜렷하다는 것이 이 그룹의 가장 큰 장점이다. "알록달록한 색깔이 그룹의 콘셉트였죠. 서로 다른 멤버들이 모였죠."(혜미) "취향 성격 등 다 달랐어요. 모인 것이 신기할 정도였죠."(린지) "그룹명처럼 축제 같은 느낌이랄까요?"(차오루) 이들은 함께 연습 생활을 거친 팀을 재치고 '피에스타'라는 이름으로 데뷔했다. 동작을 정확히 맞추는 '칼군무'는 없었지만, 같은 춤을 추더라도 느낌이 달라서였다. 

피에스타는 개인 활동에도 여념없다. 재이는 연기 활동과 방송을 통해 대중과 만나고 있다. 린지는 '하이스쿨 뮤지컬'을 통해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조금씩 다른 길에도 눈을 돌리고 있지만, 역시 팀 활동이 우선이다. "진솔한 노래를 하고 싶어요. 20년 뒤에 뒤돌아봤을 때 후회 없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올해에는 화제성은 물론 좋은 평가를 받고 싶네요." 여느 걸그룹보다 더 톡톡튀고 밝은 웃음을 보여주던 피에스타의 축제는 이제 시작인 듯했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피에스타 ⓒ 콜라보따리]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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