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목동, 나유리 기자] "제 장점은 제구력 입니다. 앞으로 제구가 정말 좋은 투수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KIA 타이거즈에는 올해 유난히 걸출한 신인들이 눈에 띈다. 야수에 황대인이 있다면 투수 중에는 문경찬(23)이다. 2차 2라운드 지명을 받아 입단한 대졸 신인 문경찬은 유연한 투구폼과 신인답지 않은 날카로운 제구력이 일품이다.
문경찬은 당초 KIA의 주전 선수들과 함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참가 선수로 이름을 올렸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가 발목을 잡았다. 캠프를 앞두고 가벼운 교통사고로 얼굴에 부상을 입었다. 때문에 지금도 문경찬의 광대뼈에는 철심이 박혀있다. 4월~5월 정도가 되면 피부 속에서 저절로 녹는 철심이다. 훈련에는 전혀 지장이 없지만, 아직도 얼굴 중안부가 부자연스럽다.
교통사고 때문에 스프링캠프 출전이 불발된 후 문경찬은 대만에서 열린 2군 캠프에 참가했다. 그곳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KIA 정회열 2군 감독은 "워낙 투구폼이 유연하고 예쁘다. 제구도 괜찮다"며 합격점을 매겼고, 시범경기 개막과 동시에 김기태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문경찬과 외야수 박준태는 대만 캠프에서 1군 시범경기에 곧바로 참가한 유일한 선수들이다. 때문에 김기태 감독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 7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일부러 취재진 앞에 문경찬을 불러세웠다. "자기 소개를 한번 해보라"는 감독의 짓궂은 주문에 문경찬은 주저하지 않고 "제구력이 제 최고의 장점"이라고 씩씩하게 답했다.
문경찬의 가능성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다시 검증받고 있다. 지난 8일 NC전에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12일 목동 넥센전에서 4이닝 동안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집중 조명 받았다. 특히 2회 넥센의 4번타자로 나선 강지광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장면에서 구석 구석 날카롭게 찔러넣는 컨트롤 능력이 돋보였다.
이날 문경찬은 130km/h대 직구 평속을 기록했다. 느린 편이다. 하지만 본인은 구속보다 제구에 더 집중하고 있다. 건국대 재학 당시 최고 구속 145km/h까지 마크했었지만, 프로에 입단한 이후에도 구속 욕심을 내기 보다 좌우상하 코너워크에 더 집중하고 있다.
마인드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만 캠프에서 문경찬을 가까이 지켜본 한 KIA 관계자는 "정말 열심히하고 성실한데 마인드도 좋은 선수다. 긍정적이고 성품이 착해서 좋은 투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문경찬 ⓒ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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