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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진 "'수영 언니' 꼬리표 떼고 배우로 인정받고파"(한복인터뷰)

기사입력 2015.02.19 05:59 / 기사수정 2015.02.19 20:05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한 때 ‘소녀시대 수영의 언니’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붙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수식어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뮤지컬이란 영역에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구축, ‘최수진’이라는 이름 석 자를 제대로 각인시킨 덕이다. 뮤지컬 배우 최수진(28)의 이야기다.

설 연휴를 앞두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최수진과 만났다. 여성스럽고 청순한 이미지와 상반되는 솔직하고 털털한 매력의 소유자였다. 화사한 외모의 소유자답게 분홍색 한복도 잘 어울린다. 그는 “이국적으로 생기지 않고 한국적으로 생겨서 그런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설날 하루만 빼고 뮤지컬 ‘쓰루 더 도어’의 연습 스케줄이 있어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습하기 바쁘죠. 친척들과 함께 모인지가 오래된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많이 모였는데 언젠가부터 그러지 않게 됐죠. 전 부치는 것도 해보고 싶은데…(웃음).”

뮤지컬 ‘살인마 잭’(2009)으로 데뷔한 최수진은 ‘궁’, ‘겨울연가’, ‘김종욱 찾기’, ‘프로포즈’, ‘헤이, 자나!’, ‘싱잉 인 더 레인’, ‘벽을 뚫는 남자’, ‘올슉업’ 등에 출연하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최근 공연한 ‘올슉업’에서는 말괄량이 로레인 하트를 연기해 사랑스러운 매력을 드러냈다. 함께 캐스팅된 메건 리가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하차하면서 원캐스트로 무대에 섰는데, 힘든 일정이었지만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서울 공연은 끝났지만 지방 공연은 아직 남아있어요.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밝은 역할이어서 정신적으로는 힘들지 않았어요. 하루하루가 새롭고 즐거웠죠. 1년도 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2015년에도 바쁜 나날을 보낼 계획이다. 3월 13일부터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열리는 뮤지컬 ‘Through the Door 쓰루더도어’에서 주인공 샬롯 역에 낙점된 그는 여성이 꿈꾸는 환상적인 로맨스와 동시에 현실적인 고민에 대하여 풀어낸다.

“7년째 빛을 발하지 못한 작가 역이에요. 남편 내니와의 권태기와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현실적으로 디프레스(Depress, 우울감) 돼 있는 여자인데, 그러다 환상의 세계를 꿈꾸게 돼요. 넘버와 가사도 좋을 뿐더러 현실과 환상 세계에 대한 내용이 관객의 공감을 이끌 수 있을 것 같아요.”


최수진은 어느덧 수영 언니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오로지 뮤지컬 배우로 관객과 마주하고 있다. 때때로 가족으로 먼저 화제가 되는 일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개의치 않고 묵묵히 길을 걸어가려 한다.

“SM이 제작한 뮤지컬인 ‘싱잉인더레인’에 출연했을 때 정당한 오디션으로 합격했는데도 수영의 도움으로 캐스팅됐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실제로 수영의 영향이 있었으면 억울하진 않았을 텐데 그게 아니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제가 조용히 길을 걷다 보면 언젠가는 그런 꼬리표가 붙지 않지 않을까 해요. 지금보다 더 잘해서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두 사람은 서로에게 최고의 친구와도 같다. 그는 “수영이와 정말 친하다”며 애정을 과시했다. “제가 철이 없고 수영이는 철이 들어서 더 친구 같죠. 뮤지컬 배우와 가수로서 서로의 분야를 존중해주고 조언과 모니터도 많이 해준답니다.”

누구의 언니도 아닌 뮤지컬 배우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그는 뮤지컬 이야기를 할 때마다 진지해졌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 생기도 느껴진다. 아직은 배우로서 50%밖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그는 뮤지컬 배우로의 포부와 욕심을 내비치며 미소를 띤다.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아직도 안 해본 캐릭터가 너무 많아요. 요즘 ‘고스트’의 넘버를 듣고 있는데 언젠가는 몰리 역을 맡고 싶어요. 가장 해보고 싶은 건 재밌고 웃긴 역할이에요. 요즘 왜 이렇게 웃기고 싶은지 모르겠어요.(웃음) ‘쓰루 더 도어’가 그런 역할이어서 대놓고 웃기고 있긴 해요. 그동안 여성스러운 역할을 많이 해봤는데 사실 저는 예쁜 척할 줄 모르는 성격이에요. 웃긴 역할이라면 조연이어도, 비중이 작아도 상관없답니다.”

올해 서른 살을 맞은 최수진에게 새해 목표를 물었다. 무대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그녀는 거창한 계획이 아닌 소박한 바람을 얘기했다.

“어릴 때부터 노래와 연기를 좋아했어요. 그래서 무대에 설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감사해서 더 노력하게 돼요. 이제 서른 살인데 박차를 가하려고요. 쉬고 싶다가도 막상 쉬면 일하고 싶어지더라고요. 일하는 게 정말 행복해요. 앞으로 이름만으로도 믿고 보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잘하고 싶어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최수진 ⓒ 마임엔터테인먼트]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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