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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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이 대본" 김제동의 공감 콘서트 '톡투유'(현장스케치)

기사입력 2015.02.11 14:55 / 기사수정 2015.02.11 15:34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오늘 녹화는 대본이 없어요. 걸어들어오시는 모든 분들이 대본입니다. 고민을 해결하는 프로그램이 아니죠. 고민을 공유하겠습니다. 청중, 사람이 우선입니다."

김제동은 10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경영관 소극장에서 진행된 JTBC 설 특집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 녹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마이크를 든 김제동은 관객의 이야기에 자신의 경험을 덧댔다. '토크 콘서트'라는 형식은 익숙했지만, 관객과 진행자가 하나가 돼 프로그램을 만들어갔다.

김제동은 중학교 3학년 학생부터 환갑을 맞은 이들의 사연이 담긴 영상이 끝난 뒤 300여 명의 관객이 빼곡히 들어찬 강당 뒤쪽에서 등장했다. 그는 관객과 손뼉을 부딪치며 열렬한 환호를 받았고, "연예인이 왔으면 쳐다봐야지"라며 모든 관객의 시선을 붙들었다.

김제동은 "여러분이 주인공이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녹화장에는 카메라가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위치했다. 김제동과 청중의 교감이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현장을 담았다.

만화가 강풀, 스타강사 최진기, 가수 요조가 초대 손님으로 김제동을 도왔다. 강풀은 담담하지만 고민의 맥을 잘 짚었고, 최진기는 사회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내실을 채웠다. 요조는 화끈한 입담으로 고민을 한 방에 날려 보냈다.

'톡투유'는 시작부터 끝까지 청중이 주인공이었다.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리는 멘트도 관객이 참여했다.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이영훈(27)씨와 JTBC 정치부 인턴 경험이 있는 손희애(25)씨가 무대 위에 올라 김제동을 대신해 시작 멘트를 소화했다.

이어 관객들은 미리 받은 스케치북에 자신의 고민을 적어갔다. 김제동은 많은 이들이 들어올린 스케치북을 보고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가짜다. 오늘 나온 고민이 끝날 때까지 녹화를 계속하겠다"며 농을 쳤다.



수많은 토크 콘서트 경험을 가진 김제동의 사연을 듣고 풀어가는 방법은 여느 진행자와 달랐다. 그는 칠판에 각 사연을 빼곡히 적었다. '연애' '취업' '꿈과 현실' '청춘' 등 많은 이들이 겪을 법한 고민이 줄줄이 이어졌다. 

김제동은 직접 객석에 찾아가 고민을 나눴다. 무릎을 꿇고 경청하는 자세로 관객들 이름 하나하나를 기억해 부르는 것도 김제동만이 보여줄 수 있는 진행 방식이었다.


이날 김제동은 관객의 고민 중의 하나인 '부자되는 법'에 대해 "저는 생각보다 운 좋게 돈을 많이 벌었다. 다 받아도, 다 누려도 되는 것인지 고민한 적이 있다. 성인들의 이야기를 내가 할 수 있는지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 열심히 힘들게 다 살고 있다. '부자되는 법'과 관련해 말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정치적이라는 말을 듣겠지만 힘든 상황에서 기본적인 복지는 나라에서 지원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치유보다는 고민을 공유하겠다는 그의 말처럼 관객들은 말 한마디에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김제동은 "제가 JTBC에서 프로그램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분들이 손석희 때문에 '톡투유'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며 "무대 위에서 말을 하는 것보다는 관객들의 사연을 함께 들으며 서로 위로하고 치유하길 바랐다"고 전했다.

또 그는 "손석희 사장이 MBC 표준FM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진행했을 때 전화 인터뷰를 했다"면서 "손석희 사장이 말투가 차갑고 심문하듯이 물어 짜증 나는 스타일이었다. 그 때문에 '톡투유'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톡투유' 시작과 끝은 요조의 노래가 책임졌다. 차분한 음색으로 프로그램의 문을 연 요조는 김창완의 '너의 의미'를 관객과 부르며 막을 내렸다.

'김제동의 톡투유'는 대한민국 대표 말꾼 김제동이 우리 시대의 청춘과 가족, 친구 등 다양한 연령대의 청중과 함께 사회의 과거·현재·미래를 고민하고 소통을 나누는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오는 20일 오후 8시 30분 방송.



[사진 = 김제동, 최진기, 강풀, 요조 ⓒ JTBC]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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