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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홍광호의 '홍서트', 눈·귀 호강한 종합선물세트

기사입력 2015.02.09 09:26 / 기사수정 2015.02.09 10:02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가창력, 팬서비스, 스토리 3박자가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왜 실력파 뮤지컬 배우인지 온몸으로 보여줬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뮤지컬 '미스사이공'의 투이(Thuy)역으로 캐스팅돼 한국인 최초로 웨스트엔드 진출을 기록한 홍광호가 팬들에게 값진 선물을 안겼다.

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 홀에서 홍광호의 두 번째 단독콘서트 'HONGCERT_런던에서 온 편지'가 열렸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성황리에 개최됐다.

홍광호는 ‘미스사이공’의 ‘Kim's Nightmare’로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유령으로 화생한 튜이의 혼이 왜 자신을 잊었느냐며 킴을 질책하는 내용의 넘버인데, 특유의 카리스마가 돋보였다.

마이클 부블레의 ‘Home’을 부를 때는 애절한 감성을 녹여냈다. 2,500석의 올림픽홀을 꽉 채운 관객들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등장한 그는 무대를 누비며 관객과 직접 눈을 맞췄다. 감미로운 분위기는 신승훈의 'I love you'로 이어졌다. 중학교 시절 짝사랑하던 친구에게 노래를 녹음해 선물하던 추억을 회상하는 듯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달콤한 무대를 연출했다. 장미꽃을 관객에게 건네는 등 팬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이어 파워풀한 열창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공연 마지막 날을 위해 이틀간 목을 아꼈다는 그는 창작뮤지컬 ‘불의 검’의 ‘그대도 살아주오’, ‘페퍼민트’의 ‘사랑을 믿나요’로 에너지를 발산했다.


‘레미제라블’ 자베르의 넘버 ‘Stars, ‘미스사이공’의 크리스 넘버 ‘why god why', 가장 좋아하는 남자 뮤지컬 솔로곡이라는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넘버 ‘Bring him home’ 부분에서는 풍부한 성량을 과시했다.

이와 함께 ‘미스사이공’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에게 자베르 역 러브콜을 받은 일화, 2006년 크리스 역 커버에서 아픈 마이클리를 대신해 무대에 올랐던 사연을 털어놓아 관객에게 공연을 감상하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줬다.

변희석 음악감독의 건반 연주에 맞춰 가성과 진성을 오간 존 레전드의 ‘All of me’도 인상적이었다.

게스트와의 무대도 백미였다. ‘미스사이공’ 존(John) 역으로 출연 중인 뮤지컬 배우 휴 메이나드(Hugh Maynard)와 함께 에릭 클랩튼의 ‘Wonderful tonight’을 불렀다. 감미로운 목소리와 화음으로 관객의 귀를 간질였다. 휴 메이나드는 ‘미스사이공’ 넘버 ‘Bui Doi'로 소울 넘치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들려줬다.

뮤지컬배우 조정은과의 호흡도 완벽했다. 두 사람은 ‘닥터지바고’의 ‘On The Edge of time’을 마주보고 부르며 절절한 감성을 녹여냈다. 조정은은 금세 감정에 몰입해 ‘드라큘라’의 ‘Please don't make me love you’를 열창했다.


‘노을’, ‘과수원길’, ‘섬집아기’ 등 동요 메들리와 ‘사랑 밖엔 난 몰라’, ‘그 때 그 사람’, ‘오래 전 그날’, ‘네버엔딩스토리’, ‘조조할인’, ‘담배가게 아가씨’ 등 트로트 메들리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담배가게 아가씨’를 부를 때는 무대를 활보했고 관객도 다 함께 일어나서 환호했다. 지친 기색 없이 한 번 더 불러 무대를 달궜다.

공연 말미에는 드라마 ‘선덕여왕’ OST ‘발밤발밤’과 에메랄드 캐슬의 록발라드 '발걸음'을 리메이크 한 ‘발걸음’을 차례로 선보였다.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보컬이 돋보였다. ‘발걸음’의 클라이맥스에서는 무반주로 마이크 없이 가창해 폭발적인 성량을 과시했다.

‘서른 즈음에’, ‘지금 이순간’, ‘참 예뻐요’까지 앙코르 무대까지 성료한 그는 도입부처럼 자전거를 타며 마지막 순간을 장식했다. 객석 곳곳을 누비며 팬들의 성원에 보답한 그는 감회에 젖은 듯 시종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홍서트’ 이름 그대로 홍광호 그 자체의 매력을 엿볼 수 있었다. 삼십대 중반의 뮤지컬 배우로서 농익은 가창력과 여유로운 무대 매너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여기에 각 곡에 얽힌 자신만의 스토리를 풀어놓아 지루함을 줄이고 몰입을 높였다. 뮤지컬 넘버 뿐 아니라 동요, 가요, 팝까지 다양한 선곡으로 다채로운 무대를 완성해냈다.

그는 앙코르 무대에서 1년여간 영국에서 살면서 힘들었던 시간, 외로움, 가족, 친구에 대한 그리움으로 우울증에 걸렸던 일을 고백했다. 이후 행복을 삶의 중요한 가치로 삼게 됐다면서 “단 한명의 관객이라도 긍정 에너지와 작은 위로를 받고 간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며 진심을 전했다.

한 마디로 종합선물세트였다. 오랜만에 자신을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국내 팬들을 위해 2시간여의 짧은 시간 동안 땀과 열정, 유머, 진정성까지 모든 걸 쏟아냈다. '실력파 뮤지컬 배우', '뮤지컬 스타' 등의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음을 새삼 증명해 보인 무대였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홍광호 ⓒ 랑]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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