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교복을 입은 소녀들이 풋풋한 매력을 발산하는 것이 대세인 요즘, 머리부터 발끝까지 '강렬함'으로 무장한 언니그룹 포미닛이 돌아왔다. 지난해 2013년 '이름이 뭐에요?'부터 '오늘 뭐해'까지 대중성을 높인 앨범으로 대중에게 한발 다가갔던 포미닛은 '모 아니면 도'라는 승부사 기질로 카리스마 넘치는 귀환을 알렸다.
포미닛은 최근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큐브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섯 번째 미니앨범 '미쳐(CRAZY)‘에 대해 "'센 언니들로 자리를 굳혀보자'라는 생각으로 파워풀함을 살렸어요"라고 소개했다.
컴백 타이틀곡 '미쳐'는 강렬한 비트와 파워풀한 랩이 조화를 이룬 '트랩 힙합' 장르의 곡이다. 포미닛은 '센 언니'를 위해 걸그룹의 무기인 '미모'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매 앨범마다 물오른 미모를 자랑했던 그들이었기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라는 반응이 나왔다.
"걸그룹이라고 예쁠 필요가 있나 생각했어요. 무대에서는 곡의 느낌을 더 살리고 쪽을 택했죠."(지윤) "여성스러운 메이크업이 아니라 그야말로 세 보이는 화장을 해요. '미친 것처럼'이라는 가사를 부르면서 예쁘게 웃을 수 없잖아요"(지현)
가윤은 데뷔 7년차 다운 솔직한 입담으로 인터뷰 현장을 발칵 뒤집었다. "'오늘 뭐해' 활동 당시 예쁜 척을 원 없이 할 수 있었어요. 요즘 나오는 걸그룹을 보니 다들 예쁘고 엄청 어리더라고요. 그 친구들 보다 예쁠 자신은 없었어요. 예쁜 척은 포기하고 '우리가 가장 잘하는 걸 하자'고 선택하게 됐죠."(웃음)
포미닛은 작사, 작곡은 물론 앨범 로고 하나하나까지 제작 전반에 걸쳐 깊숙이 참여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자신들의 색깔을 살린 앨범을 만들었다. 특히 비주얼 디렉터로 참여한 가윤은 '대상포진'까지 걸리며 살신성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윤은 "앨범 콘텐츠가 공개되는 날마다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서 몸이 쇠약해졌어요. 조명도 없이 찍은 콘셉트 사진이 유출됐을 때는 정말 속상했어요. '저 모자는 뭐냐'고 '당장 벗겨라'는 댓글을 보고 충격을 받았죠. 다행히 정식버전이 공개된 뒤 반응이 좋아서 한시름 놓게 됐어요"라고 전했다.
가윤이 공을 들여 완성한 콘셉트는 '무대'에 최적화된 의상이었다. 온몸을 이용한 파워풀한 댄스를 선보기 위해 화려한 의상은 지양했다. 또 이름이 새겨진 모자를 쓴 이유는 멤버들의 브랜드를 살리기 위함이었다.
"10년 뒤에 봐도 멋있는 가수이고 싶었어요. 우선 무대 화장이 예쁘지 않기에 눈을 가렸어요. 옷은 최대한 심플하고 라인이 돋보이면서 또 야하지 않게 만들었어요. 노출을 해서 남자 팬들에게 관심을 받기보다 여자 팬들이 따라하고 싶게끔 제작했죠"'
포미닛 멤버들은 막내 소현의 모습을 보면서 팀의 성장을 몸소 느꼈다고 밝혔다. 귀여운 외모의 중학생 소녀가 '핫이슈'를 외쳤을 때보다 성인이 된 지금, 한층 더 조화로운 모습으로 팀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소현이가 여자로 보였던 게 이번 앨범이 처음이에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성숙해졌구나', 나쁘게 표현하면 '우리도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라고 느꼈죠. 예전에는 3번 춤을 추고 힘들었다면 이제는 1번 추고 나면 지치네요. 하하."(현아) "데뷔 초창기보다 지금이 더 센 것 같아요. 예전에는 어린 나이에 무조건 파워풀했다면, 이제는 노련미가 생겼어요. 춤을 출 때 어디에 힘을 줘야할지 아니까 라인도 달라졌어요."(지현)
여자 팬들에게 '멋있다'는 소리를 듣는 걸그룹은 가요계에 흔치 않다. 포미닛이 그동안 꾸밈없고 유쾌한 모습부터 힙합여전사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던 것 역시 두터운 여성 팬층이 있기에 가능했다.
"예쁜 걸그룹도 많고 섹시한 걸그룹도 많은데 '멋있는 걸그룹'이라는 평에 자부심을 느껴요. 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 것도 디바, 베이비복스 같은 그룹의 계보를 잇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소현)
"포미닛에게 가장 잘어울리는 옷을 입었다고 생각해요. 섹시보다 에너지 넘친다는 말을 많이 듣고 싶어요. 연습실에서 풍기는 땀냄새가 '에너지'로 느껴져요. 포미닛에 한번쯤 '미쳐'줬으면 좋겠어요" (현아)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사진 = 포미닛 ⓒ 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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