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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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버렸다" 손아섭이 박수 받는 이유

기사입력 2015.01.27 06:43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피오리아(애리조나), 나유리 기자] "어릴때는 당연히 욕심이 많았죠. 이루고 싶은 것도 엄청나게 많았고. 지금은 딱 하나예요. 경기장에 오래 서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27)은 그 치열하다는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4년 연속 차지한 리그 정상급 타자다. 매년 각종 타격 관련 순위 상위권에 늘 이름이 올라있고, 소속팀 롯데의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손아섭은 늘 꾸준했다. 

혹독한 자기 관리도 여전하다. 술, 담배는 물론 탄산음료도 입에 잘 대지 않는 그는 비시즌동안 1:1 트레이닝을 통해 큰근육이 아닌, 잔근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행에 옮겼다. "부상은 늘 작은 곳에서 시작된다"는 코치 못지 않은 지론을 펼친 손아섭은 "아직도 배울 것이 너무나 많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20대 후반. 젊은 나이지만 이제 어느덧 챙겨야 할 후배가 제법 늘었다. 후배가 늘어난만큼 손아섭의 연봉도 늘었다. 손아섭은 지난 12일 4억원에서 1억원 인상된 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예전에는 형들을 바라보면서 따라가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후배들도 생겼고 사람들의 기대치도 커졌다"는 손아섭은 "연봉이 오르면 사람들은 '무조건 좋겠지'라고만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만큼 받기 때문에 못하면 욕을 먹는 자리다. 사실 욕을 먹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책임감은 부담이 된다"며 무거운 어깨를 토로했다.

그렇지만 책임감이 부담스럽다고 해서 마냥 피해갈 손아섭이 아니다. "목표가 없으면 사람은 나태해진다. 반면 목표가 있다면 절대 나태해지지 않는다. 나는 늘 마음 속으로 목표를 생각한다"며 거듭되는 진화를 선언했다.

그런 손아섭에게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물었다. "어릴때는 타격왕도 하고 싶었고, 최다안타 타이틀도 차지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아프지 않고 꾸준히 야구를 하고 싶다. 45살까지 했으면 좋겠다"는 손아섭은 "45살까지 야구를 한다는 것은 계산이 서는 선수라는 뜻도 된다. 나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치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연차가 쌓일 수록 욕심은 없어진다. 그저 '역시 손아섭이구나'라는 말을 듣고싶다"며 미소지었다.

"경기장에 서있는 그 자체로도 너무나 행복하다"는 손아섭은 "바꿔 생각해보면 잃을 것이 많아졌기 때문에 그걸 지키고 싶다. 2군 생활도 해보고, 연봉 2000만원도 받아봤다. 지금 이 자리의 중요함을 알고, 경기에 나가는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고 있다. 최고보다는 최고 오래하는 선수가 목표다. 타격왕을 몇번하고 35살에 은퇴하는 것보다 꾸준히 45살까지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런 손아섭에게도 속상한 것이 있다. 바로 최근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부쩍 줄어든 사직구장의 관중 숫자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시즌 후반 갈 수록 관중석이 텅텅 비었다. '지상 최대의 노래방'으로 불렸던 사직을 홈으로 쓰는 롯데 선수들은 줄어든 팬들의 발길이 낯설 수 밖에 없었다.

손아섭은 "운이 좋게도 입단 이후 늘 관중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최근 관중들이 조금씩 줄어들어 야구가 재미 없었다"며 아쉬워하면서도 "팬들에게 아쉽다고만 할게 아니라 저희가 먼저 아쉽다고 말할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 그정도 수준의 경기를 보여준 후 팬들이 안오시면 아쉽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우리 선수들의 책임이다. 부산팬들은 보답이 확실하다. 원망할 것이 아니다"며 힘줘 말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손아섭,임재철 ⓒ 롯데 자이언츠]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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