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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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쎄시봉, 복고인 듯 복고 아닌 복고 같은 너

기사입력 2015.01.26 09:35 / 기사수정 2015.01.26 09:35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영화 '쎄시봉'은 복고라고 단언하기도 복고가 아니라고 하기도 어려운 영화다.

영화의 배경, 흐르는 음악은 1960년대 무교동 음악 감상실의 그 것을 표방하지만 그안의 사랑방식은 요즘의 것과 비슷하다.

1960년대 말 무교동을 주름 잡은 음악감상실 '쎄시봉'의 '트윈폴리오'가 사실은 세명이었다는 사실과 노래 '웨딩케이크,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가 주는 영감을 받아 덧씌운 허구의 이야기가 함께 진행된다.

영화는 시작과 말미에 이 내용이 허구임을 분명하게 명시해 관객들이 온전히 이야기로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미성의 윤형주와 바리톤 송창식, 베이스의 오근태 세 사람이 함께한 ‘쎄시봉’ 트리오 청춘들의 사랑과 음악을 꾹꾹 눌러 담았다.

윤형주역을 맡은 강하늘의 'My bonnie lies over the ocean'을 비롯해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라는 명곡의 탄생 이유를 유머러스하게 꾸며 초반의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 쏟아지는 명곡들 사이에서 귀가 즐겁다.  



이 영화가 젊은 층에게 주는 미덕이 있다면 그 시절이 갖고 있는 낭만을 전하면서도 그것이 자신들만의 것이라고 생각하며 으스대지 않는 다는 점이다. 영화는 1960년대를 완벽히 재현하기보다는 좀 더 판타지적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며 그들이 향유했던 낭만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함께 즐기자고 이야기 한다. 

'트리오 쎄시봉' 처럼 뭉쳐있을 때 더 빛나기 때문일까. 모두가 일련의 사건으로 뿔뿔이 흩어져버리는 순간부터 이야기의 힘이 떨어진다. 40대로 시간을 훌쩍 뒤어넘은 순간부터 김윤석과 김희애, 장현성이라는  좋은 배우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배경인 90년대 초의 영화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점이 아쉽다.

정우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정우 본인이 아닌 극 중 인물 하나가 되어 극과 함께 살아 숨쉬는 모습이었다. 정우가 웃으면 웃겼고 울면 슬펐다. 민자영과 잠시나마 함께 걷는 순간이면 목적지가 더 멀어지기를 바라고, 그녀의 선택에는 끝내 모두 수긍하며 받아주는 순정남이었다.

비중은 많지 않지만 니트와 셔츠 조합의 지적인 강하늘의 모습을 보는 것도 꽤 호사스럽다. 조복래라는 재밌는 신예의 등장도 반갑다. 진구와 장현성이 없었더라면 이 영화는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한효주는 최근 트렌드인 '예쁜 샹X'의 계보를 잇는 느낌이었다. '오늘의 연애'의 문채원이나 '건축학개론'의 수지 못잖다. 스크린 속 그녀의 미모는 왜 '쎄시봉' 모두가 한 눈에 입을 벌리고 잠시 말 문을 잃었는지 납득시켜준다.

쉼없이 흘러나오는 명곡들은 절로 흥얼거리게 만든다.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같은 유명한 곡부터 처음 들어도 또 듣고 싶어지는 추억의 포크송들이 귀를 황홀하게 만든다. 젊은 층에게 '토토가'가 있다면 어쩌면 엄마에게는 이 영화의 음악들이 '토토가'가 되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당신의 청춘을 스크린으로 바라보고 내 청춘을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추천별점 : ★★★(5점 만점) 
추천대상 : 정우의 차기작이 궁금했던 팬들, 포크송 마니아, 어머니와 볼 영화를 고민중인 딸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쎄시봉'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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