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영화 '몽정기2'로 혜성같이 등장한 신인배우 강은비가 정확히 10년 뒤 송은채라는 이름으로 '어우동'과 만났다. 강산이 변하는 10년이라지만 송은채의 마음가짐은 그대로다.
송은채는 오는 15일 '어우동:주인 없는 꽃' 개봉을 앞두고 있다. '몽정기2'의 개봉일은 2005년 1월 14일, 송은채의 '어우동'은 공교롭게도 강은비로 데뷔한 지 꼬박 10년 만이다. 그간 강은비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송은채로 개명했고, 타석증을 앓으며 2년간 힘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다사다난했던 시간을 지나 송은채는 정통사극이라는 장르로 대중과 마주했다.
"'어우동'을 통해서 정통사극은 처음으로 하게 됐는데 재미있었어요. 한국무용을 전공해서 한복에 대한 불편함은 없었어요. 사극을 하는 배우에 대한 꿈도 있어서 만족하고 있어요. 개봉하면 평점 보면서 공부해야 할 것 같아요."
'어우동'은 양반가에서 태어나 곱고 아름다운 자태와 지성까지 겸비한 한 여인이 남편에게 배신당한 후 복수를 위해 왕조차 탐하고자 했던 최고의 꽃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송은채는 극 중 참한 규수 혜인과 섹시한 어우동이라는 두 가지 캐릭터를 연기한다.
혜인은 참하고 청순하면서 지적인 여인이지만 어우동은 섹시함이 주목받는다. 서예, 승마, 한국무용 등 송은채는 상반된 두 여인을 표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송은채는 '어우동'의 준비과정에 대해 이렇게 열심히 준비한 적이 없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국적인 것을 배우면서 몸가짐에서 먼저 준비를 했어요. 그리고 연기하는 과정에서는 어우동이 입을 가리는 장면이 많아서 눈빛으로 성숙한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그간 새침하고 활발한 역할은 많이 해서 새롭더라고요. '어우동'은 누구나 하고 싶은 역할인데 제가 운이 좋았죠(웃음)."
'어우동'하면 문란한 여성이 먼저 떠오른다. 주인공 송은채의 생각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송은채는 편견을 갖고 '어우동'을 접해도 좋을 것 같다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저도 '어우동'을 문란하고 가볍고 무게감 없는 여자로 알았어요.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같은 여자로서 내가 왜 오해했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우동의 상황이 얼마나 처절했으면 저런 선택을 한 것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어우동에 대한 편견을 깬 것처럼 영화를 보고 나면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지 않을까 싶어요."
'어우동'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송은채지만 그에게는 여전히 '몽정기2'에 대한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혹여 '몽정기2' 출연을 후회하고 있지는 않을까. 송은채는 수식어에 대한 물음에 주저 없이 "좋다"고 말했다.
"저는 섹시한 여배우도 아니고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지도 않아요. '레쓰링'이랑 '몽정기2'에서도 귀여움을 담당했어요. 특히 '몽정기 2'로 많은 분이 저를 기억하시는데 '몽정기2'가 없었다면 지금의 '어우동'도 없었을 거에요. 딱 10년 만에 '어우동'이 개봉하는 만큼 신인 같은 느낌이 들어요."
송은채는 다가온 30대에는 보다 다양한 역할에 도전할 생각이다. 그간 철부지 역할만 해 와서 어떤 역할이든 한 번쯤 겪어보고 싶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20대를 '몽정기2' 강은비로 시작한 그는 30대를 '어우동' 송은채로 맞이했다. 40대는 어떤 모습으로 열게 될까. 송은채는 또 다른 시작점에 섰다.
"초반에 너무 달려서 20대 초반이 없었던 것이 아쉬워요. 연기를 쉬면서 많이 방황했던 것 같아요. 대신 이제 실컷 놀았으니 후회는 없어요(웃음). '몽정기2'를 찍을 때 '이제 이 영화로서 뭐든지 할 수 있어' 하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그리워요. '어우동'하면서 그때의 행복감이 더 커졌어요. 30대는 꾸준한 연기로 '대중의 엄마' 역할을 하고 싶어요. 배우로서 '국민 엄마' 수식어를 얻는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사진=영화 '어우동' 송은채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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