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호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2014 SBS 가요대전'의 여파가 상당하다. 산만한 무대, 엉성했던 진행도 '열도' 한 단어에 모두 묻혔다.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린 '2014 SBS 가요대전'은 송지효와 럭키보이즈(씨엔블루 정용화, 2PM 닉쿤, 인피니트 엘, 위너 송민호, B1A4 바로)가 MC를 맡아 진행됐다.
당초 SBS는 8년 만에 시상 제도를 부활시켰고, 특별한 콘셉트의 'SUPER5' 무대로 차별화를 꾀했다며 자신만만해 했지만 뚜껑을 연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무대는 숨 가빴고 카메라 워크, 마이크가 꺼지지 않는 실수까지 시청자들은 도저히 집중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송민호가 '열도' 발언을 하기 전까지는 애교로 넘길 수 있었다. 송민호는 이날 진행을 하던 도중 "대한민국 '열도'를 뒤흔드는 보이그룹의 메가 스테이션"이라고 소개했고 해당 발언은 곧바로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논란이 됐다.
열도는 '길게 줄을 지은 모양으로 늘어서 있는 여러 개의 섬'이란 뜻으로 흔히 일본을 말할 때 쓰인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국가이기 때문에 '열도'가 아닌 '반도'로 불리는 것이 맞다.
송민호의 무지함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으나 한 매체의 보도로 대본에 '열도'라고 적혀있는 것이 밝혀지면서 대본을 그대로 읽은 송민호와 애초에 대본을 잘못 쓴 SBS 측의 대립으로 여론이 나뉘었다.
자막실수 모음 ⓒ KBS '걸어서 세상 속으로, '해피투게더', 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그간 대본 및 자막실수는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름 실수부터 오타, 아예 유명 축구선수들로 이름을 쓰는 황당한 사건도 있었다. 그 때마다 누리꾼들은 질타했고 제작진은 다양한 방법으로 사과했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실수가 나왔다. 몇 년째 겪는 일에 일부 시청자들은 오히려 실수가 나온 방송을 보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지곤 한다.
이에 방송가의 한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만들다 보면 PD가 모든 내용과 영상을 전부 검수할 수 없다. 작가들이 그 역할을 도와주는데 신입 작가들의 경우 박봉이다. 이에 직업의식이 낮아질 수밖에 없고 실수가 나온다. 오래 일을 하는 경우조차 드문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10년 차 이상 메인 작가는 많지만 실무를 할 수 있는 3~5년 차 작가는 드문 것이 이러한 현상 때문"이라고 말했다.
쉽지 않은 문제다. 방송영상 프로그램 제작 스태프들의 열악한 제작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수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내년 'SBS 가요대전'에서는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