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정 ⓒ 파스텔뮤직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웹툰 원작 드라마 '미생'은 직장인의 애환이 묻어나는 삶을 그린다. 사회 초년생 장그래(임시완 분)의 눈물 겨운 사투에 함께 울고 웃는다. 이 드라마에는 한 여자 가수의 목소리가 흐른다. 한희정이 부른 '미생'의 두 번째 OST '내일'이다. 꾸밈없는 어쿠스틱 기타 연주 사이로 퍼져나오는 목소리는 담담히 위로를 전한다.
한희정은 싱어송라이터로 2001년 더더의 일원으로 데뷔해 정상훈과 함께 프로젝트 밴드 푸른새벽으로 활동했다. 2008년 솔로 1집 '너의 다큐멘트'와 2013년 2집 '날마다 타인'을 발매했다. 정규 앨범 사이에는 싱글 앨범을 내고 영화 OST 등에도 참여했다. 최근에는 드라마 '미생'에 목소리를 실었다.
"'미생' 감독님이 '내일'은 한희정이 불러야 한다고 콕 집어서 말씀하셨다고 해요. 저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노래하는 사람은 아니죠. 감독님이 덤덤하고 여린 목소리를 원하신 것 같아요."
'내일'은 박성일 음악감독이 작곡하고 장나라, 백지영 등의 프로듀싱을 진행한 서동성이 작사했다. tvN에 따르면 '미생' 김원석 감독이 한희정을 보컬로 직접 선택하고 제작진 전원이 이견 없이 동의했다.
'미생' OST에는 한희정을 비롯해 밴드 장미여관, 가수 이승열이 함께했다. 한희정이 부른 '내일'은 10대를 고스란히 바둑에만 바쳤던 장그래가 낯선 사회의 벽에 부딪히는 장면 등 드라마 초반 엔딩곡으로 쓰였다. 장그래의 사회 적응기만큼 '내일' 녹음 과정도 쉽지 않았다.
"녹음을 앞둔 당시엔 공연을 마치고 감기가 걸려있던 상태였어요. 녹음 일정을 연기했죠. 막상 녹음하려니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어서 만족하지 못하겠다며 또 일정을 미뤘죠. 두 번을 연기하고 세 번째 제대로 녹음해서 지금 방송에 나가고 있어요."
한희정은 TV 없이 생활하고 있다. 드라마 등의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방법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친구들이 '미생'을 많이 본다며 친구집에서 재밌게 시청했다고 웃어 보였다.
한희정이 지난해 발표한 '날마다 타인'에는 '직장인'이라는 곡이 수록됐다. 제목처럼 직장인에 대한 노래다. 간밤에 꾸었던 꿈 속에서는 지구를 지켰지만 회사에 지각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지친 몸과 버스가 '물아일체'가 된다는 가사를 담았다.
"친구들의 직장 생활 이야기를 들으며 간접 경험을 했죠. 상사가 이상하다고 하고, 야근에 대한 불만을 많이 했어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사회생활에서의 충돌은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주위 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며 한희정은 "감히 위로를 해주겠다"고 생각한 끝에 '직장인'을 만들었다. 정작 공연에서는 단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 7박자의 빠른 리듬으로 소화하기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친구들을 다독이는 노래지만 부르기 어렵게 만든 탓이다.
'미생' OST '내일' ⓒ CJ E&M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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