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2연전 평가의 핵심인 박주영과 구자철이 확실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면서 호주 아시안컵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모든 시험이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뿐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하고 4경기,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팀은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기본적인 틀이 정해진 모양새다.
이미 호주행 비행기에 탑승한 선수들이 보이고 몇몇은 충분히 대표팀 발탁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해도 될 정도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대한 많은 선수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던 슈틸리케 감독은 이제 한국으로 돌아와 명단 구성에 돌입한다.
가장 고민은 중동 2연전에서 확실한 해답을 얻지 못한 박주영과 구자철의 발탁 여부다. 이들은 사령탑이 누가 됐든 한동안 한국 축구를 대표하고 주전을 놓치지 않았던 이들이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동반 부진하며 비판의 중심에 섰지만 슈틸리케 감독도 평가를 배제하지 않았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마지막 A매치에서 박주영과 구자철의 활용 방안을 고심했지만 분명 두 선수는 확실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박주영은 요르단전 풀타임과 이란전 교체 출전으로 골이 필요한 대표팀의 최전방을 책임졌지만 110분 동안 슈팅은 1개 시도에 그쳤다.
객관적인 지표라면 박주영의 호주행은 불투명하다. 그래도 박주영의 발탁 여부를 두고 고민하는 이유는 현재 마땅한 공격수가 없다는 점이다. 나란히 부상을 당해 아시안컵까지 회복할 수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김신욱과 이동국의 현 상황이 박주영에게 목을 매는 이유다.
K리그에 김승대와 진성욱, 양동현 등 눈에 띄는 공격수들이 있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확인한 선수들이 아니다. 직접 눈으로 봐야 선발할 수 있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원칙상 후보군은 이동국과 박주영, 이근호, 조영철이 전부고 이동국의 몸상태가 올라오지 않으면 박주영의 호주행은 가능할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슈팅 개수와 골로 공격수를 평가하겠지만 박주영은 나쁘지 않았다"며 "동료의 패스에서 실수가 있어 지원을 많이 받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박주영은 볼 간수를 잘했고 체력에서 밀리지 않았다"고 자신이 찾은 긍정적인 면을 전했다. 믿어볼 만한 구석은 있다는 해석이다.
박주영과 함께 시험대에 올랐던 구자철은 정반대다. 주장 완장까지 부여하며 중동 2연전의 핵심으로 떠올랐지만 이란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대표팀 수준이 아니었다. 구자철을 거치는 볼은 항상 템포가 죽는 문제를 일으켰고 이근호 대신 상대 수비수와 공중볼 경쟁을 하는 장면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장점이던 패스에서도 아쉬움이 엿보였다. 구자철의 대부분 패스는 전진패스가 아니었고 전반 30분 3대3 역습상황에서는 손흥민과 호흡이 맞지 않아 다른 곳에 패스하는 실수까지 범했다.
박주영과 다른 경쟁 상황도 구자철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다. 구자철이 없는 동안 공격형 미드필더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남태희가 있고 신태용 코치가 대행으로 이끌었을 때 활약한 이명주도 충분히 대표팀 후보군에 있어 구자철로선 이란전 부진이 못내 아쉬운 상황이다. 지난 대회 득점왕 체면이 말이 아닌 구자철의 현 입지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