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라이프' 한수연 ⓒ 아츠
[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제가 더 노력해야죠. 하하 부끄럽네요." 극중 당당하면서 야심 가득한 캐릭터는 무대를 벗어나자 한없이 순수한 소녀로 변했다. 배우 한수연과의 인터뷰는 솔직함의 연속이었다.
창작뮤지컬 '정글라이프'는 회사 생활을 정글에 빗대어 그린 오피스 뮤지컬로 신입사원 피동희가 선수생활 중 부상을 입고 회사생활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우화적으로 표현했다. 한수연은 극중 하예나로 분해 스페이스A 출신 이시유와 미모와 몸매를 무기로 오레오 상무를 유혹하는 역할을 맡았다. 2013년 초연 이후 올해 초 재연을 거쳐 3차 공연에 들어간 '정글라이프'에서 한수연은 2차 공연에 이어 또다시 합류했다.
"9월 중순부터 6~7주 정도 연습을 하고 이번 무대에 올랐어요. 초연 때보다 부담이 훨씬 커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걱정이네요. 아무것도 몰랐던 초연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웃음)."
'정글라이프'는 회사원의 이야기를 다룬다. 최근 드라마 '미생'을 비롯해 오피스라이프 관련 콘텐츠들이 대거 등장하는 상황에서 '정글라이프'는 뮤지컬계의 '미생'으로 불린다. 하지만 월급쟁이의 이야기가 공감되지 못할 것 같았다. 특히 야심가득한 여자, 하예나라면 더더욱 말이다.
"직장생활을 친구들한테 많이 들었어요. 극중 원순처럼 진짜 저렇게 얄미운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하는 뮤지컬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매일 큰 일들을 견뎌내고 있다는 것이 새로웠어요. 하지만 때로는 회사원이 세상 제일 좋은 직업 같기도 해요. 성실한 것은 자신있는데…(웃음)"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박주형 연출가는 프레스콜을 통해 "이 작품은 완성단계에 왔다"고 밝혔다. 한수연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수연은 "도입은 비슷하다. 하지만 공간이 많이 바뀌면서 내 것으로 만드는데 오래 걸렸다. 사수미가 피동이에게 과장으로서 노하우를 가르치는 부분이 좋다"는 말로 이번 공연의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글라이프' 한수연 ⓒ 아츠
SBS 슈퍼모델, 걸그룹 LPG 2기, 가수 루시, 뮤지컬배우, 다시 모델, 뮤지컬배우…한수연이 걸어온 길이다. 뮤지컬 '트루시니스'에 이어 오랜 공백이 있었던 한수연은 작품이 끝난 후 중국에서 2달 동안 모델 일을 했다. 이 밖에 최근에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부분이 추가됐다. 현장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다.
"'트루시니스'가 끝난 뒤 중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어요. 중국에서 사진을 보고 활동해 보는 것이 어떠냐고 연락이 와서 2달간 활동하게 됐어요. 최근에는 중학생들이 교육과정 중 하나로 직업체험을 하더라고요. 가르치는 것에도 욕심이 있어서 학생들을 조금씩 가르치고 있어요. 신세계를 경험 중이에요"
대학원도 준비 중이라고 밝힌 한수연은 하지만 "무대는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연은 "예전에는 많은 작품을 하는 것이 꿈이었다면 이제는 오래 살아남고 싶다. 여기도 정글이다. 무대는 절대 놓고 싶지 싶다. 오래도록 뼈를 묻을 것"이라며 무대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글라이프' 한수연 ⓒ 아츠
또한 한수연에게는 LPG 2기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닌다. LPG 2기는 가연, 수연, 유미, 세미, 은별로 이뤄진 여성 트로트그룹이다. 얼마 전에는 뮤지컬배우 민우혁과 결혼한 이세미가 임신 8개월 차에 접어든 것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한수연은 LPG에게도 애정의 말을 전했다.
"현재 LPG 3기가 활동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뮤지컬만해서 따로 만나보지는 못했어요. 같이 활동했던 세미언니는 출산을 앞두고 있고요. 정말 축하할 일이죠. LPG도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한수연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전쟁터 같은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박수쳐주고 싶다. 직장인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악에 바쳐 노래하고 있다"며 이번 공연의 각오를 다졌다. 배우는 흔히 약속이라고 한다. 관객과의 약속, 배우와의 약속, 배우는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한수연은 이러한 긴장감을 즐기고 있는 듯 했다. 자신을 뮤지컬계의 '피댕이'라고 말하는 한수연. 그의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자신있게 약속 드릴 수 있는 것은 매 공연마다 죽을만큼 열심히 하고 있어요. 아직 저의 향후 계획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매 순간을 오디션이라 생각하고 임하고 있어요. '정글라이프'의 앙상블만큼은 대학로 어느 극장보다도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미생'을 보고 공감하셨다면 저희 공연도 보시면서 크게 웃고 감동받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정글라이프'는 11월 4일부터 12월 31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 펼쳐진다.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