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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된 서태지, 문화대통령의 무게를 내려놓다 (일문일답)

기사입력 2014.10.20 17:44 / 기사수정 2014.10.20 17:53

정희서 기자
서태지의 컴백 기자회견이 열렸다. ⓒ 권혁재 기자
서태지의 컴백 기자회견이 열렸다. ⓒ 권혁재 기자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5년 만에 돌아온 서태지는 여유가 넘쳤다. 문화대통령이라는 짐을 내려놓은 채 음악으로 소통하고자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그랜드볼룸에서 서태지 정규9집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 발매 기념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300명 이상의 취재진이 참석해 쉴새 없이 질문을 이어갔다. 서태지는 5년 만에 발표한 9집 앨범부터, 자신을 둘러싼 각종 루머에 대해 속시원히 입을 열었다.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이후 한층 여유가 느껴졌다.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 그의 답변에서는 진솔함이 묻어났다.

이하는 서태지 기자회견 일문일답

- '해피투게더' 출연, 신비주의 전략에서 벗어난 것인가?

"여러 채널에서 노출을 안 하기 때문에 신비주의란 말을 듣는 것 같다.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예전에도 컴백하면 토크쇼를 해왔다. 이번에는 특별히 유재석 씨와 이야기를 나눈 것이다. 9집 앨범이 예전앨범보다는 대중적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었다. 여전히 음반 발매, 공연 등 일련의 활동만으로 평가 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 후배 가수들과의 차트 경쟁에 초점이 맞춰진 것에 대해

"예전 앨범은 차트에서 광탈했다. 음원차트가 저조했기 때문에 큰 기대 안했다. 아이유 덕분에 롱런했다고 생각했다. 10대들에게 음악을 들려줄 기회를 얻었다.  성적보다 음악으로 토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길 바란다."

- 아이유와의 콜라보 작업 계기는?

"'소격동'은 예쁜 노래다. 여자가 불렀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던 와중에 아이유가 막연히 떠올랐다. 지나가는 말로 나왔는데 '진짜 해볼까요?'라는 제안이 나와 솔깃했다. 아이유 덕을 너무 봐서 업고 다니고 싶다. 사실 아내가 저보다 더 아이유의 팬이다. 집에서 녹음하면서 같이 식사도 했다. 아내와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 음악적 변화를 반기지 않는 팬들도 있다

"변절자라는 이야기는 시나위에서 나올 때부터 들어왔다. 워낙 변화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다. 가정이 생기고 가족들과 같이 지내면서 확실히 여유가 많이 생겼다. 딸 아이 '삐뽁이'도 들을 수 있는 음악이길 바랐다. 모든 이들이 들을 수 있는 음악. 9집 앨범이야 말로 현재까지 가장 관심있고 잘하는 음악이다. 대중적이라는 반응은 기쁘다."

- 획기적인 음악을 해온 만큼 표절 논란도 있었다

"3집 '교실이데아'부터 표절 논란이 있었다. '컴백홈'은 창법을 따라 했다라는 지적을 받았다. 워낙 좋아하는 가수라 참고한 것은 사실이다. 표절은 아니라고 명백히 말씀드릴 수 있다. 표절 논란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고 해명할까 생각도 했지만, 본인이 스스로 인정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언젠가는 그런 논란들이 사그라들지 않을까 기대한다. 알아서 판단해주시길 바란다."

- 컴백 공연 시간이 짧아 아쉽다는 반응이 있었다

"첫 공연은 긴장이 많이 된다. 공연 시간이 그렇게 빨리 지나갈지 몰랐다. 기존 컴백 공연에서 15곡 정도했다면 이번에는 18곡의 세트리스트를 구성했다. 중간에 멘트를 많이 못해 짧게 느끼셨던 것 같다. 밴드 소개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몸이 덜 풀린 것도 있지만 5년동안 인간으로 살다가 공연을 한다는 게 쉽지 않다"(웃음)

- 문화대통령, 문익점이라는 평가에 대해?

"문익점? 수입업자라는 평은 맞다고 생각한다. 90년대 초 한국 가요계는 다양한 장르가 부족했다. 외국의 장르를 보면서 한국에도 이런 장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문화대통령이란 타이틀은 과분하고 자랑스럽지만 족쇄 같은 느낌이다. 이제는 후배 가수가 가져갔으면 좋겠다. 선배로서 흐뭇하게 지켜보면서 편안하게 음악하고 싶다."



- 선공개곡 '소격동'과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 사회 비판적 의미가 담겼는가

"비판을 한다기 보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노래를 하고 싶었다. 어릴 적 추억이 있던 삼청공원에 가봤는데 시냇물이 말랐더라. 충격을 받아 이에 대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80년대는 서슬퍼렇다. 민방위 훈련 때 탱크가 지나가고 검문 검색이 있었다. 아름답고 예쁘지만 살벌했던 시대적 배경을 담고 싶었다. '크리스말로윈'은 '울면 안돼'라는 캐럴에서 시작한 노래다. '울지말라'고 하는 게 권력의 제압이 아닐까 생각이다. 공포심과 선물로 자유를 억압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에 서 시작됐다. 권력자,  회사 상사 등 다양한 해석들이 나올 수 있다"

- 컴백 전 앨범보다 사생활에 관심이 쏠렸다

"서태지가 앨범을 내면 흔히들 팬과 안티팬의 콜라보라고 한다. 굉장히 재밌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기 이야기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악플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서태지 아이들 때는 악플은 없었지만 언론의 많은 질타를 받았다. 이번에는 각종 떡밥(?)들로 진수성찬을 차렸다. (웃음) 중요한 건 음악이고 지나가면 잊혀질 일들이고 가십이라 생각한다. 관심들 덕분에 음악을 한 번이라도 더 들으신다면 상관없다."

- 서태지의 시대가 지속되고 있다고 보는가?

"서태지의 시대는 90년대에 끝났다. 2000년대 컴백을 했지만 대중적인 음악이 아니었고 마니아 음악이었다. 서태지와 이이들을 좋아하던 대중을 버린 셈이었다.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세월과 함께 잊혀져 가는 건 수록곡 '90's ICON'에 나온 것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누구나 거부할 수 없는 현상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교류 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것이 행복하다"

- 앞으로의 계획은

"콜라보 작업 계속해보고 싶다. 전국투어도 해나갈 것이며 스페셜한 공연도 구상하고 있다. 팬들과 많은 시간 보낼 예정이다."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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