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혹시나' 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넥센 히어로즈의 '리드오프' 서건창이 한국프로야구의 새역사를 작성하고 있다.
서건창은 1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시즌 15차전에서 6타수 3안타 1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서건창의 활약을 생각해보면 그리 놀라운 성적도 아니지만, 유독 이날이 특별했던 이유가 있다. 바로 이승엽, 이종범 같은 야구사에 한 획을 그은 타자들의 기록을 서건창이 위협할 수 있게 된 날이기 때문이다.
득점 신기록이 먼저였다. 첫번째와 두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던 서건창은 5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SK 선발 김광현을 상대로 '속 시원한' 3루타를 기록했다. 이어 비니 로티노의 중전 적시타때 홈을 밟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27득점을 올렸던 서건창은 1득점을 추가했다.
이후 9회초 또다시 선두타자로 2루타를 때려낸 후 득점에 성공하며 KBO 사상 한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1999년 이승엽(삼성)이 세웠던 127득점을 하루만에 경신한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이승엽을 지나 '바람의 아들' 이종범까지 위협했다. 이날만 안타 3개를 추가한 서건창은 이종범이 4할에 가까운 타율로 '괴물 시즌'이라 불렸던 지난 1994년에 때려낸 196안타에 타이 기록을 세웠다.
어찌보면 넥센의 2경기 연속 연장 혈투가 서건창의 기록 세우기에 도움을 준 셈이 됐다. 넥센은 지난 8일 목동에서 삼성과 접전을 펼쳤고, 서건창이 연장에서 안타를 추가하며 역대 2위였던 이병규(LG·192안타)를 밀어내고 193안타로 단독 2위에 올라섰었다.
그리고 11일 SK전 역시 스코어 7-7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에 접어들었고, 서건창은 연장 12회초 상대 투수와 1루수 사이 오묘한 위치에 떨어지는 내야 안타를 추가하며 올 시즌 196번째 안타를 기록했다.
경기후 서건창은 늘 그래왔듯이 "안타와 득점 기록을 세워 기쁘지만 팀이 패해 아쉽다"면서 "내 힘으로 달성한 기록이 아니고, 선배들과 후배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물론 맞는 말이다. 넥센은 올 시즌 서건창의 입단 이후, 그리고 팀 창단 이후 가장 좋은 정규 시즌 성적을 기록하고 있고, 강정호와 박병호, 유한준 등 서건창의 뒤를 받쳐주는 타자들이 생애 최고의 성적을 함께 거두면서 '상부상조'하고 있다.
하지만 서건창은 이제 어떤 선배들도 쟁취하지 못했던 단일 시즌 200안타라는 대기록을 향해 위대한 발걸음을 뗀다. 그의 도전은 어디까지일까.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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