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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 손연재의 정점, 인천이 아닌 리우인 이유

기사입력 2014.10.03 07:04 / 기사수정 2014.10.03 08:02

조영준 기자
손연재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기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손연재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기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엑스포츠뉴스=인천, 조영준 기자] "아시아 무대 1위를 지켰으니 이제 세계 무대에서도 잘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손연재(20, 연세대)가 마침내 해냈다. 한국 리듬체조의 역사를 홀로 갈아치워 온 그는 다시 한번 새로운 획을 그었다. 손연재는 지난 2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 출전해 후프(18.216) 볼(17.300) 곤봉(18.100) 리본(18.083) 점수를 합친 최종 합계 71.699점을 받았다. 결선 진출자 16명 중 압도적인 점수를 기록한 손연재는 총점 70.332점을 받은 덩썬웨(22, 중국)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그는 개인종합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16세 소녀였던 손연재는 처음으로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리듬체조 최초로 개인종합 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4년이 흐른 현재, 손연재는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개인종합 5위에 오를 때, 그는 정점에 오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당시 손연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을 위해 자신을 채찍질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손연재의 우승은 결코 쉽지 않았다. '아시아 라이벌' 덩썬웨와의 대결에서 그는 싱겁게 완승을 거뒀다. 실제로 손연재는 개인종합 결선에서 다른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경기력을 펼쳤다. 예선 및 팀 경기 결선 때와 비교해 실시 감점은 없었고 집중력은 한층 높아졌다.

손연재는 물이 오른 연기를 펼치며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그 뒷편에는 고통이 있었다. 손연재는 지난달 27일 터키 이즈미르에서 막을 내린 세계선수권을 마치고 28일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했다. 이틀간 적응 훈련을 가진 뒤 곧바로 이번 대회에 임했다.

살인적인 스케줄로 인해 몸은 물론 마음도 지쳐있었다. 손연재는 "경기에서는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매트 뒤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힘들었다.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의지로 이겨냈다"고 말했다.

손연재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리본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손연재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리본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리듬 체조 선수들은 대부분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산다. 손연재 역시 다를 바 없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을 비롯해 몸이 안 아픈 날이 없었다. 그 때마다 손연재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버텨냈다. 세계 상위권에 있는 그는 주변 관계자들로부터 늘 칭찬을 받는다. 훈련에 임할 때 항상 성실한 자세로 임하고 자기 관리가 철저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안 되는 것이 있으면 될 때까지 이를 악물고 하는 근성은 오늘날의 그를 완성시켰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노보고르스크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린 것도 그의 성장에 촉매제가 됐다. 손연재는 "야나 쿠드랍체바와 마르가리타 마문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모의 경기를 거의 매일 한다. 이러한 훈련을 한 뒤 점수도 매일 매긴다. 이렇게 하다 보니 어떻게 해야 높은 점수를 받는지 알고 경기에 임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내 실력이 많이 향상된 것 같다"며 전지훈련의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손연재는 김연아(24)와 박태환(25, 인천시청)처럼 '세계 1인자'는 아니다. 하지만 순위를 몇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매우 힘든 리듬체조 종목의 특징을 생각할 때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손연재는 이번 아시안게임 우승은 물론 터키 이즈미르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4위에 오르며 자신의 실력을 증명했다.


러시아의 '투톱'인 야나 쿠드랍체바(17)와 마르가리타 마문(19)은 출전하는 대회에서 늘 1,2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에이스인 안나 리자트디노바(21)도 러시아 선수 못지않은 기량을 펼치며 세계선수권 3위에 올랐다.

손연재는 이들과 경쟁을 펼치며 세계 상위권 순위를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또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덩썬웨를 1.367점이라는 큰 점수 차로 제치며 아시아에서는 자신이 독보적인 선수란 점을 증명했다.

손연재는 리우올림픽에 도전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2016년 하계올림픽은 2년 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다. 22세가 될 손연재는 최고의 기량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는 나이다. 2012년 '여제' 예브게니아 카나예바(24, 러시아)가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때 그의 나이는 22세였다.

2년 후를 대비해 준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손연재는 런던올림픽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세계 무대에 도전했다. 그 결과, 월드컵 대회 11연속 메달 획득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소피아 던디 월드컵 개인종합에서 쿠드랍체바와 마문에 이에 개인종합 3위에 올랐다. 그리고 올해 최고 목표였던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렀다.

손연재의 전성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자신의 정점을 '인천'이 아닌 '리우'에 맞추기 위한 여정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손연재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개인종합 시상식을 마친 뒤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손연재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개인종합 시상식을 마친 뒤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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