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권혁재 기자
[엑스포츠뉴스=인천, 나유리 기자] 금메달을 목에 건 태극궁사들이 하늘나라로 떠난 스승을 그리워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최보민(30,청주시청), 김윤희(20,하이트진로), 석지현(24,현대모비스)으로 꾸려진 여자 양궁 컴파운드 대표팀은 27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50M 컴파운드 단체전 결승에서 대만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중 최보민과 석지현은 이번 금메달의 의미가 더욱 깊었다. 바로 지난해 세상을 떠난 신현종 감독 때문이다. 신 감독은 지난해 10월 터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8강전 경기를 마친 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귀국하지 못하고 숨졌다.
신현종 감독의 갑작스런 죽음이 아니었다면 이번 아시안게임에도 여자 양궁 컴파운드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할 예정이었다.
'스승에게 바치는 금메달'을 목에 건 '맏언니' 최보민은 누구보다 간절히 신현종 감독을 그리워했다. 최보민은 "힘들때마다 감독님 생각을 했다. 오늘 경기전에도 지현이랑 '걱정하지마. 감독님이 지켜주실거야. 오늘 하늘도 우리 편이고, 왠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나눴다"며 "금메달을 확정지은 이후 내가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찌르는 세리머니를 했다. 감독님을 향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이 그렇게 세상을 떠나신 후 너무 힘들어서 잠도 못자고, 밥도 못먹었다. 아버지가 2년전에 돌아가셨는데 그때보다 오히려 더 충격이 커서 활을 놓으려고 할 정도였다. 단순히 감독님이 아니라 아버지만큼 의지하는 존재였다"고 덧붙여 보는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석지현도 마찬가지였다.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딸 때마다 늘 신현종 감독님이 곁에 계셨던 것 같다"는 석지현은 "저 역시 어릴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부정(父情)을 몰랐다. 하지만 신 감독님은 양궁장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마음을 써주시는 아버지같은 분"이라며 그리움을 드러냈다.
석지현은 또 "아직도 감독님이 돌아가신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 며칠전에 선수들끼리 산소에 갔었는데, 무덤 안에 감독님이 계시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아직 휴대폰 번호도 지우지 못했다. 오늘도 분명히 감독님이 도와주셨을 것이다"라고 밝히며 촉촉히 눈시울을 붉혔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