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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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 북한 선수 한 마디 듣기가 왜 이리 어렵나요

기사입력 2014.09.24 23:55 / 기사수정 2014.09.30 15:26

조영준 기자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북한 여자 기계체조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북한 여자 기계체조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엑스포츠뉴스=인천, 조영준 기자] 같은 민족이지만 속 시원한 말을 들을 수 없다. 국제스포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의무이자 관례다.

하지만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이색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 선수들에 대한 취재는 힘겹기 그지없다. 24일 저녁 북한의 홍은정(25, 평양시체육단)은 기계체조 여자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리스트는 반드시 공식 기자회견에 참가해야 한다.

그러나 홍은정은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을 황급히 빠져나온 뒤 도핑 장소로 향했다. 조직위원회의 관계자는 "규정상 경기를 마친 선수는 반드시 믹스드존을 빠져나와 기자회견을 하고 그 다음 도핑테스트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은정은 기자회견을 건너 뛰고 곧바로 도핑을 받으로 갔다.

이 때 한국 취재진은 홍은정의 앞을 가로막으며 금메달 획득에 대한 소감을 던졌다. 홍은정은 "원수님(김정은 위원장)에게 기쁨을 드려 기쁘다"는 말만 남기고 황급히 움직였다. 홍은정의 인터뷰 여부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공동취재구역 인터뷰는 물론 공식 기자회견을 많이 기피했다. 금메달을 획득한 역도 선수들은 체육인으로서 자신이 느끼는 생각보다 사상 문제를 주로 얘기해 취재진들을 당황시켰다.

이날 홍은정은 결국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여자 이단평행봉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강영미(23)는 기자회견장 테이블에 앉았다. 그의 인터뷰는 단 두 질문만 받고 빨리 끝났다. 

조금은 긴장한 듯한 표정을 지은 강영미는 "오늘 3등을 했는데 실수를 해서 그리 기쁘지 않다. 다음에는 더 높은 성적을 얻겠다"고 말했다.

강영미는 25일 마루운동 결승에 출전한다. 이 종목의 전망에 대해 그는 "특별한 목표는 없지만 누구나 금메달을 목표로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일단 내일 경기에 참가해봐야 알 것 같다"고 밝혔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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