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3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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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사' 종영①] 미친 게 아니라 아픈 것이다

기사입력 2014.09.12 00:53 / 기사수정 2014.09.12 00:53

김승현 기자
괜찮아 사랑이야 ⓒ SBS 방송화면
괜찮아 사랑이야 ⓒ SBS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는 노희경 작가의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으로 주목을 받았다. 잔잔함 속 깊이가 있었던 노 작가의 스타일을 기억하던 대중은 과감하고 화끈한 대사가 연거푸 등장에 낯선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초반에는 극 전개가 산만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호불호가 갈리는 등 암초가 있었지만, 다수의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규태 감독은 노 작가를 믿었다.

김 감독은 "기획 단계부터 노 작가가 소재와 장르적인 측면에서 많이 준비했다. 이번에는 대중과의 소통을 고민했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 쉽고 치밀하게 대본을 구성했다"며 점차 원하는 방향에 도달할 것임을 확신했다.

장재열(조인성 분)과 지해수(공효진)의 러브라인이 본격적으로 그려지면서 극은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더불어 노 작가는 자신이 강조했던 정신병자에 대한 편견 극복, 그리고 상처받은 사람들에 대한 폭력을 곳곳에 심으면서 기획 의도에도 치중했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자신은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마음의 병을 짊어지고 사는 현대인들의 삶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집필하는 작품마다 자신의 주제 의식을 녹여냈던 노희경 작가는 이번에도 자신이 의도하는 바를 명확히 전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가볍게 전개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장면이 곳곳에 배치됐다. 보호자가 환자를 빼돌려 도망치는 모습은 정신과 치료를 부끄러워하고 기피하는 사회상을, 그리고 구타를 당해도 당연하다는 듯 수긍하는 트랜스젠더 환자의 사례는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담아냈다.

노희경 작가는 "정신병자에 대한 편견을 깼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정신과 상담받는 것 자체를 경시하더라. 상처받은 사람들을 폭력의 잣대를 들이밀며 괴롭히는 것을 깨는 것이 드라마의 핵심이다"라고 궁극적인 기획 의도를 전한 바 있다.

극 중 등장 인물인 조동민(성동일), 박수광(이광수), 장재범(양익준), 이영진(진경) 등은 저마다 크고 작은 내면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비로소 죄책감으로 인한 정신 분열을 앓고 있는 장재열은 노 작가가 역설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투영한 존재였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 씨는 "현대인들은 누구나 정신적인 아픔을 겪고 있다. 그것을 그냥 참거나, 아니면 병원에 가서 치료하는 대처법에 차이만 있는 것이다. 이 드라마는 아픔을 같이 끌어안고 가야한다는 주제를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제를 명료하게 전달하기까지 재열과 해수의 러브라인은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개성이 강한 두 사람은 서로를 배려하면서 난관을 극복했고, '미친 것과 아픈 것은 다르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덕현 씨는 "사실 사적인 멜로만 갖고는 대중의 호평을 유도하기 어렵다. 그 안에 내포돼 있는 관계와 의미를 찾는다는 의미다. 그러한 면에서 사적으로 시작한 재열과 해수의 멜로는 정신적인 질환과 치유라는 사회적 의미도 함께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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