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 강성진, 임형준, 김민교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 MBC 방송화면
▲ 라디오스타
[엑스포츠뉴스=남금주 기자] 눈물은 없었다. 흔한 인사치레도 없었다. 하지만 '라디오스타' 방송 내내 덤덤하게 말했던 추억들에서는 그들의 진한 우정이 묻어나왔다.
13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는 '식상한 김수로와 단물 빠진 친구들' 특집으로 김수로, 강성진, 임형준, 김민교가 출연했다.
이날 이들은 서로의 대학시절,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촬영, 오디션, 꼭짓점 댄스 등 함께한 추억들을 하나둘씩 꺼내놓았다. 20년지기 친구들이지만 네 명이서 방송을 함께 하는 건 처음이라는 이들은 서로의 첫인상을 떠올렸다.
김수로는 중앙대에 놀러갔다가 강성진을 처음 보고 "평생 가겠다"고 느꼈고, 강성진은 "영화 '화산고'에서 김수로를 처음 접할 때 그 느낌처럼 비범했고 입심과 쇼맨십도 대단했다"고 밝혔다. 김민교와 김수로는 각각 쌍절곤과 검을 들고 중앙대 입시장 앞뒤로 있다가 동반 탈락 후 서울예대에서 또 마주쳤다고. 임형준은 "김민교를 보고 외국인 전형이 있는 줄 알았다"며 김민교의 첫인상을 떠올려 웃음을 선사했다.
김민교는 임형준에 대해 "저와 수로 형은 학교 생활 진짜 열심히 했다. 근데 맨날 노래만 하던 임형준이 뜰 때는 당황스럽더라"고 밝혔다. 이에 임형준은 "처음 신입생 소개 자리에서 애들이 날고 기더라. 너무 부담이 됐다. 마침 제 앞에서 시간이 끝나 난 다음 시간에 소개하게 됐다. 그래서 고민하다 휴학하고 음악 서클에 들어갔다"며 음악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2002년 유행했던 꼭짓점 댄스 원년 멤버인 이들은 "방송에선 정말 마지막이다"며 꼭짓점 댄스를 선보였다. "광고주가 하자면 어떻게 할거냐"는 질문에 "그럼 그게 마지막이다"라며 "하지 말자고 할까봐 떨렸다"며 서로 약지를 걸며 약속하는 찰떡 호흡을 선보여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네 사람은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에도 함께 출연했다고. 김수로는 마지막 싸움 장면을 떠올리며 "임형준 넌 어디 있었냐"고 물었고, "사실 출연 안했다"는 임형준의 말에 나머지 세 사람은 "한 것 같이 생겼다"며 믿지 못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임형준은 "당시 구경 갔는데 유오성이 부상을 당했다. 갑자기 무술 감독이 체격이 비슷하다고 대역을 시켰다"고 밝혔고, 세 사람은 "거봐. 현장에서 분명히 봤다"면서 안심했다.
또 강성진과 김수로는 방송 내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강성진은 김수로가 녹화 중 애드립을 하면 "애드립 하는 배우들 싫다"고 고개를 저었고 김수로는 "여기에 무슨 대본이 있냐"며 울컥했다. 또 강성진은 과거 김수로의 짬뽕 야구 사건을 폭로하면서 김수로와 설전을 벌였다. 그러다가도 강성진은 김수로가 '슈퍼탤러트' 오디션 준비할 때 옆에서 개인기를 구성해주고 급기야 방청석에서 플랜카드를 들고 응원했다고 밝혀 훈훈함을 자아냈다.
한편 이들은 서로가 힘들 때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헤아려주는 든든한 울타리기도 했다. 김민교는 과거 생활고에 시달리던 시절, 강성진이 몰래 극단 훈련비 몇 달치를 넣어주고 갑작스런 생일파티 때 돈 없는 줄 알고 큰 상자에 10만원을 넣어주는 등 당시의 감동을 떠올렸다. 강성진 뿐만 아니라 김수로 역시 김민교에게 몇 백만원을 빌려주기도 했다고.
서로에 대한 마음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건 방송 말미에 단 몇 마디 뿐이었지만, 방송 내내 이들이 고백하는 추억 속에서 그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가장 좋았던 20대를 기억해주는 사람들과 늙어가는게 좋은 거 같아요"라는 방송 말미 김민교의 말처럼 대학 시절 만나 지금까지 20년 간 우정을 이어오는 네 사람의 진한 우정이 진하게 풍기는 훈훈한 방송이었다.
대중문화부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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