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최경철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LG 포수 최경철에게 올해는 많은 것이 낯설다.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전에 참가하게 됐지만 달라진 건 전혀 없어 보인다. 여전히 수줍은 목소리로 "자부심같은 건 없어요"라고 답할 뿐이다.
2004년 데뷔한 그는 올해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로 출전했다. 팀이 소화한 79경기 가운데 68경기에 나선 최경철은 14경기만 더 뛰면 한 시즌 최다 출전 기록을 새로 쓴다. 그만큼 그는 주변인이었다. 올해는 다르다. 누가 뭐래도 LG 주전 포수는 최경철이다.
15일 삼성전은 LG의 7-1 완승으로 끝났다. 선발 투수였던 코리 리오단은 경기 후 "최경철의 리드가 좋았다"며 공을 돌렸다. 리오단은 이날 7이닝 5피안타(1홈런) 1실점으로 시즌 6승(6패)째를 거뒀다.
최경철은 평소 포수 리드에 대해 "투수 성향에 따라 다르다. 좋은 공을 자주 던지게 하는 경우도 있고, 류제국 같은 경우에는 좋은 공이 있으면 그 공을 살리기 위한 볼 배합을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리오단-최경철 배터리는 몸쪽 승부로 재미를 봤다. 커터를 철저히 스트라이크 존 안에 넣은 것이 주효했다. 이날 리오단은 총 14개의 커터를 던졌는데 이 가운데 13개가 스트라이크로 이어졌다(파울, 타격 포함). 최경철은 이에 대해 "커터 특성상 슬라이더라고 생각하면 늦고, 직구라고 생각하면 빠르다. 이 점을 노렸다"고 설명했다. '치게 만드는 공'인 셈이다.
백업 포수로 프로 생활을 이어온 최경철은 올 시즌부터 본격적인 주전으로 도약했다. 기존 포수 자원인 현재윤과 윤요섭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홀로 메우는 중이다. 체력적인 부담이 없을 수 없는 상황. 최경철은 "방망이가 제대로 안 돌아갈 때도 있었다. 며칠 쉬었더니 지금은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통산 타율 2할 1푼, 홈런은 단 3개. LG를 상대하는 팀은 위기 상황에서 최경철과의 승부를 택할 때가 많다. 그래도 최경철은 겸손하게 "앞 타자 거른다고 해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그냥 그렇구나 하고 들어간다. 자존심 상하는 것도 없다"고 이야기했다.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서도 최경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감독 추천 선수로 생애 첫 올스타전을 경험하게 됐다. 그는 "올스타에 뽑혔다는 자부심은 없다. 나가서 얼마나 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동료 선수들이랑 즐기고 오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자부심은 없을지언정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있나 보다. 그는 끝으로 "아, 만루에 하나 걸려야 하는데"라며 웃었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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