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펑스와 포미닛 전지윤의 '소울메이트'가 인기몰이에 나섰다. ⓒ TNC 컴퍼니, 큐브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가요계에 콜라보레이션 바람이 거세다. 지난 2월 발매된 씨스타 소유-정기고의 '썸'이 여전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 여름 다시 한 번 콜라보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모 통신사 광고에 등장한 "아니라오 아니라오 다 되는건 아니라오~"라는 말처럼 모든 곡들이 음원차트 상위권을 장악한 것은 아니었다. 흥행에서 2% 아쉬움을 남긴 곡들은 어떤 곡들이 있었는지 돌아보자.
15일 7월 2째주 멜론 주간차트(7/7~7/13일)에 따르면 20위권내에 콜라보레이션 곡은 총 7곡으로 San E-레이나의 '한여름밤의 꿀'이 2위, 허각-정은지의 '이제 그만 싸우자'가 3위, 정인-개리의 '사람냄새'가 10위, god-메건리의 '우리가 사는 이야기'가 11위, 울랄라 세션-아이유의 '애타는 마음'이 12위, 아이유-김창완 '너의 의미'가 14위, 에일리-2LSON의 'I'm in love'가 20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제작사들이 콜라보레이션 곡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화제성과 비용 절감 때문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음원시대에서는 누가 곡을 빠르고 임팩트 있게 만드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완성도에 흥행까지 고려해야 하는 가요계의 치열함이 콜라보레이션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에 따라 래퍼-보컬의 기본적인 조합에서 이제는 밴드와 밴드, 래퍼와 래퍼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됐다.
하지만 단순히 서로를 합친다고 해서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음악적인 색깔, 음색의 조화, 발매 시기 등이 맞아떨어질 때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래퍼 몰리디와 개그우먼 맹승지가 함께한 '스냅백'은 무한도전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대세 개그우먼이 된 맹승지가 참여해 앨범 발매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몰리디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인정받은 실력파 래퍼로 5월 첫 미니앨범 'A Good Day'의 수록곡 '스냅백'을 발매했다. '스냅백'은 "스냅백이 잘 어울리는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라는 재미있는 가사가 인상적인 곡으로 맹승지의 유쾌함과 조화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딕펑스와 포미닛 전지윤과의 조합으로 탄생한 '소울메이트'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소울메이트'는 색다른 연애방식에 대한 곡으로 남녀간의 내면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딕펑스는 '슈퍼스타K 4' 출연 당시 포미닛의 히트곡 '뮤직'을 재해석한 바 있어 이번 콜라보에 많은 기대를 모아졌다. 하지만 11일 발매된 '소울메이트'는 발매 후 멜론 차트 90위권에 머물고 있다. 12일 MBC '음악중심'에서 첫 무대를 갖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터라 실망하기에는 이르지만 초반 부진은 분명 아쉽다.
밴드 윤도현과 악퉁의 콜라보레이션은 가요계에 신선함을 불러왔다. ⓒ 레인보우브릿지에이전시
밴드 윤도현과 악퉁(추승엽,안병철, 임용훈)의 만남으로 탄생한 '그날'도 지난 5월에 발표됐지만 큰 호응을 얻는데는 실패했다. '그날'은 사랑하던 연인이 이별 후 서로를 잊지 못해 다시 만나게 된 그 날의 감동을 현실감 있게 그린 곡이다. 추승엽과 윤도현의 대조적인 보컬이 조화를 이뤄 부드럽고 감성적인 멜로디를 선보였다. 윤도현이 곡을 들은 후 직접 가사를 입혀 곡을 완성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를 모았지만 월드컵을 앞둔 열기 속에 묻히고 말았다.
보컬라인으로만 꾸며진 더원-손승연 '바라만 보네요'는 감성 콜라보레이션으로 사랑하지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더원과 손승연의 환상 화음이 절정에 달하며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후반부는 단연 백미다. '바라만 보네요'는 애절한 보컬의 끝판왕이라는 평가 속에 음원 발매 직후 멜론 6월 3째주 44위에 오른 데 이어 6월 4째주에는 33위까지 진입했다. 하지만 7월에 접어들면서 1째주에 41위, 2째주에는 63위에 그치며 화제가 된 것에 비해 조금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물론 콜라보레이션 곡들을 단순히 흥행으로만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가수들은 새로운 시도로 음악적 역량을 넓혔고, 이는 곧 가요계에 다양한 음악이 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고 그렇게 돼야만 한다. 다만 음악적 고민 없이 너도나도 입을 맞추는 콜라보는 지양해야할 것이다.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