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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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NC와 LG…타고투저 속 투고타저

기사입력 2014.06.27 03:51 / 기사수정 2014.06.27 04:28

신원철 기자
NC 찰리 쉬렉 ⓒ 엑스포츠뉴스 DB
NC 찰리 쉬렉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여기가 '타고투저'의 나라가 맞습니까. 

24일부터 26일까지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주중 3연전은 타고투저 속 투고타저 시리즈였다. NC 찰리 쉬렉은 14년 만에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고, LG 코리 리오단은 '무4사구 완봉승'에 성공했다. NC 이재학과 LG 에버렛 티포드는 각각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투수전을 선보였다. 유망주 투수들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 찰리 '노히트 노런' vs 리오단 '무4사구 완봉승'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전례 없는 타고투저 시즌, 이 척박한 땅 위에 꽃이 피었다. 24일 LG전에 선발 등판한 찰리는 9이닝 동안 볼넷 3개만 내주며 피안타 없이 LG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노 히트 노 런', 2000년 5월 18일 한화 송진우(광주 해태전) 이후 14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역대 프로야구를 통틀어 살펴봐도 단 11차례(정규시즌, 정규 9이닝 기준)밖에 나오지 않았다. 외국인선수로는 찰리가 처음이다.

올 시즌 찰리를 괴롭혔던 LG 타자들도 힘을 쓰지 못했다. 찰리는 올 시즌 2차례 LG전 선발 등판에서 피안타율 3할 5푼 3리를 기록했다. 박용택에게 6타수 4피안타로 약했고, 조쉬 벨에게도 홈런 1개 포함 7타수 3피안타였다. 지난 시즌 18타수 8피안타를 기록했던 이진영도 전부 잡아냈다. 야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집중했다. 2루수 박민우가 6회 조쉬 벨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냈다. 찰리는 경기 후 "나 혼자가 아닌 모두가 만든 기록"이라고 이야기했다.

LG 양상문 감독은 이 경기가 끝난 뒤 "1패가 큰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감독 부임 이후 가장 의욕 없고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데 대해 팬들에게 죄송하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경기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안타를 치지 못한 것보다 선수들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이틀 뒤인 26일 경기 후 "공·수에서 이런 경기를 원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리오단이 9이닝 무4사구 완봉승으로 양 감독을 웃게 했다.

9회까지 112구를 던지며 4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3.83으로 낮아졌다. 정규 9이닝 기준 역대 116번째 나온 무4사구 완봉승이다. LG에서는 1995년 8월 3일 이상훈(잠실 삼성전)이 기록한 데 이어 7번째다. 경기 후반이면 구속 저하로 인해 고생하던 리오단이지만 이날은 달랐다. 8회 이후에도 직구 최고 구속이 145km 이상 찍혔다. 양 감독은 "투구 밸런스가 좋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리오단은 경기 후 "세계 최고의 팬들 덕분이다"라며 응원해준 이들에게 공을 돌렸다. 

LG 코리 리오단 ⓒ 엑스포츠뉴스 DB
LG 코리 리오단 ⓒ 엑스포츠뉴스 DB


▲ 타고투저 속 투고타저가 주는 메시지 

'6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4.50이 잘 한 건 아니지 않으냐'라는 지적은, 적어도 올 시즌은 무효다. 이번 3연전 전까지 열린 282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는 총 217차례가 나왔다(성공률 38.5%)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3자책 이하)'는 94차례(16.7%).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모두 하락한 수치다. 지난 시즌 열린 576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는 511차례(44.5%),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는 239차례(20.7%)가 있었다. 그만큼 찰리와 리오단의 호투는 위대했다.


불펜투수들도 3연전 내내 잘 던졌다. 각각 2경기에서 NC는 6⅔이닝 2실점, LG는 6⅓이닝 무실점으로 뒷문을 지켰다. 3연전에 앞서 NC 불펜 평균자책점은 4.72, LG 불펜 평균자책점은 5.10이었다(아이스탯 참조).

투수들의 호투는 '메이저리그 급' 경기 시간으로 이어졌다. 찰리가 '노 히트 노 런'에 성공한 24일 경기는 2시간 36분이 걸렸다. 이재학과 티포드가 모두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한 25일 경기는 2시간 59분, 리오단이 완봉승을 거둔 26일 경기는 2시간 39분이 소요됐다. 같은 기간 광주와 대전, 대구에서 열린 경기는 모두 3시간 이상 진행됐다. 4시간이 넘도록 이어진 경기도 3차례(24일 광주 SK-KIA, 26일 대구 넥센-삼성, 대전 롯데-한화)가 나왔다.

시즌 개막 이후 야구계 일각에서는 "이렇게 경기 시간이 길어진다면 프로야구가 인기를 이어가기 어렵다"며 걱정했다. 핸드볼 스코어가 경기를 늘어지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깔끔한' 경기가 나와준다면 이들의 고민도 줄어들 수 있다. 9회 전광판에 빨간 불 하나가 올라갈 때마다 더해지는 긴장감은 다득점이 주는 박진감 만큼이나 팬들의 흥미를 끈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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