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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함대' 스페인, 반 할의 손바닥 안에 있었다

기사입력 2014.06.14 17:41 / 기사수정 2014.06.14 17:46

김형민 기자
루이스 반 할 감독이 경기 전 옛 제자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문도 데포르티보 홈페이지 캡쳐
루이스 반 할 감독이 경기 전 옛 제자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문도 데포르티보 홈페이지 캡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무적함대가 침몰했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스페인은 네덜란드에 참패를 당하면서 첫 단추를 잘못 뀄다.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은 14일(한국시간] 아레나 폰테노바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1-5로 대패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문제였다. 결과만큼이나 경기내용은 스페인 축구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이제 문제는 충격에서 얼마나 탈피하느냐다. 지난 2010년 스위스와의 첫 경기에서 패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바와 동일한 행보지만 4골차 패배라는 결과는 쉽게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을 전망이다.

충격적인 결과에 세게의 이목은 집중됐다. 여러가지 원인들이 지목됐다. 이 중 루이스 반 할 감독의 '신의 한 수'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사실 이날 스페인은 반 할 감독의 손바닥 안에 있었다. 선수면면부터 특유의 티키타카의 약점을 모두 간파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니에스타 등, 반 할이 키운 재능들

스페인과 네덜란드 간 빅 매치가 열리기 전, 반 할 감독은 반가운 얼굴과 마주했다. 바로 안드레스 이니에스티였다.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는 "경기 전에 이니에스타가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다"면서 "자신을 바르셀로나 1군 무대에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줬던 특별한 감독, 반 할과 인사를 나눴다. 바르셀로나 선수 출신 패트릭 클루이베르트 코치도 함께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니에스타는 반 할이 키워낸 대표적인 스타 중 한 명이었다. 2002년 FC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고 있던 반 할은 이니에스타와 함께 했다. 뛰어난 패스 능력과 재능을 눈여겨 본 반 할은 이니에스타에 많은 기회를 부여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했다.

반 할의 손을 거친 스페인 선수들은 한 둘이 아니다. 모두 바르셀로나 사령탑으로 만난 인연들이었다. 특히 이날 대표팀에 포함된 주축 선수들은 모두 반 할 감독이 모두 꿰뚫고 있었다. 경기에 나선 사비 에르난데스도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사비는 반 할 감독이 지휘하던 바르셀로나에서 성인 무대를 밟았다.

1998년 당시 18살이던 사비는 반 할 감독의 눈에 띄었다. 이후 과감히 성인 무대로 올려 팀 중원의 핵심으로 활용했다. 반 할의 신뢰와 지원 아래 사비는 자신의 무대를 넓혀가면서 현재는 스페인 축구의 중심인물로 성장했다. 이외에도 카를레스 푸욜, 빅토르 발데스 등도 반 할이라는 장인의 손을 거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인연들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좋은 무기가 됐다. 스페인 티키타카의 중심인물들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반 할 감독으로서는 맞춤형 전술 구상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반 할의 특별한 인연은 경기 전부터 주목받았다. 경기전 기자회견에서도 옛 제자들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풀어 놓은 바 있다. 반 할 감독은 "나는 그들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정말로 대단한 일이다. 모두들 하나 같이 좋은 선수들이었다"고 회상하면서 "이니에스타, 사비 등 선수들은 바르셀로나 성공의 기초였다. 그들은 스스로 환상적인 성장세를 이뤘다"고 칭찬했다.

루이스 반 할 감독은 스페인 티키타카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 더 텔레그라프 홈페이지 캡쳐
루이스 반 할 감독은 스페인 티키타카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 더 텔레그라프 홈페이지 캡쳐


티키타카, 그 뿌리에 서 있던 반 할

반 할에게 티키타카는 누구보다도 익숙한 이름이었다. 약점과 결함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스페인식 티키타카의 뿌리에서 반 할은 중요한 지점에 서 있다. 스페인의 점유율 축구의 근간으로 평가받는 바르셀로나의 지휘봉을 쥔 1997년 그가 다져 놓은 초석들은 지금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반 할은 1997년 처음 바르셀로나 사령탑에 부임했다. 이후 2000년까지, 2002-03시즌 바르셀로나의 도전과 함께 했다. 이 시기가 매우 중요한 대목으로 꼽히는데 요한 크루이프가 물러났던 1996년 이후 그 바통을 이어받은 이가 반 할이었다.

크루이프와 반 할은 공통분모가 많았다. 아약스를 이끌며 보여줬던 토털사커의 전형을 바르셀로나에 이식한 인물들로 꼽힌다. 이는 곧 바르셀로나의 기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왔다. 반 할 감독 아래 발전을 이룬 바르셀로나 축구는 현 스페인 티키타카의 뿌리가 됐다. 바르셀로나 전문 일본 기자 니시베 겐지는 책을 통해 "1980년대 후반에 아약스는 현재의 바르셀로나 축구의 표본으로 기능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티키타카는 스페인 대표팀에도 그대로 투영됐다. 2008년이 정점이었다.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이 이끌던 유로2008 대표팀이 신선한 충격을 안겨다줬다. 많은 기대과 관심을 한몸에 받으면서 점유율 축구, 티키타카는 스페인 축구의 또다른 이름이 됐다. 그 기본 밑바탕에는 바르셀로나 축구가 자리잡은 것은 변하지 않는 진실이었다.

이러한 배경들이 반 할의 네덜란드에게 긍정 요소로 작용했다. 철저하게 시나리오대로 진행된 반 할의 전술은 스페인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중심에는 스리백 전술과 환상적인 공격콤비의 활약 등이 있었다. 스리백으로 바르셀로나 공격진을 봉쇄했다. 니젤 데 용 등이 선 중원은 강한 압박을 가했고 로빈 반 페르시, 아르옌 로벤은 스피드와 골 결정력으로 득점포를 가동해 반 할 감독의 '스페인 공략 작전'을 더욱 빛나게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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