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를 지키기 위해 프리츠가 출동한다. 왼쪽 부터 슈아, 유나, 하나, 아리 ⓒ 팬더그램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출동! 프리츠." 가요계를 구하기 위해 네 명의 어여쁜 소녀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입가엔 부끄러운 미소를 한가득 품었지만 씩씩하다. 그 흔한 섹시 콘셉트는 없다. 소녀다운 해맑은 웃음으로 "팬들에게 에너지를 주겠다"고 수줍게 말하는 걸그룹 프리츠를 만났다.
프리츠는 유나(21), 슈아(19), 하나(19), 아리(17) 그리고 로봇곰 크랭크로 구성된 팀이다. 크랭크는 네 명의 소녀들과 함께 무대를 누빈다. 2013년에 태어났다는 정보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다. 프리츠(Pritz)는 '무서운 동네의 귀여운 특공대(Pretty Rangers In Terrible Zone)'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들은 정식 데뷔 전 팬들을 위해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의미도 있는 '걸스출동'을 발표했다.
'걸스출동'은 트로트 느낌이 살짝 묻어나는 댄스곡이다. 멤버들이 "몇 번만 들으면 중독된다"고 말할 만큼 이 노래에는 묘한 구석이있다. '고민 고민 고민돼/ 아니 아니 아니 돼' 등의 후렴구가 귀를 사로잡는다. 이 곡의 포인트는 역시 춤이다. 사방으로 팔과 다리를 뻗거나 좁은 리듬 안에서 재빨리 동작을 이어간다. 보는 사람은 흥겹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만만치 않은 동작들의 연속이다.
프리츠의 멤버가 모인 지는 1년 정도 됐다. 다른 그룹들이 장기간의 연습생 시절을 겪은 것에 비하면 비교적 짧은 편이다. 그만큼 더 배워야 한다는 열의가 가득했다. 그렇지만 멤버들도 "힘을 많이 쓰는 춤"이라며 안무에 혀를 내둘렀다. "데뷔를 준비하며 처음 '걸스출동' 춤을 춰봤는데 이렇게 힘든지 몰랐어요. 다른 춤을 추면 덜 힘들 정도예요."(슈아) "멤버들이 추는 걸 보고 '이걸 어떻게 하지'라고 걱정도 했었어요."(하나) 또 멤버들은 '걸스출동' 안무가 의외로 포인트 잡아야 하는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슉빵'이라며 힘을 주고 빼는 동작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프리츠가 생각하는 멤버들의 공통점은 다양했지만 "특공대에 잘 어울리는" 혹은 "순수하고 귀여운 느낌이 나는" 사람들이 모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아직 자신들에 대한 자랑이 낯선지 "민망하다"며 모두들 고개를 떨군다. 또 제5의 멤버 크랭크는 베일에 싸여있다. "크랭크는 저희 멤버예요. 싸인도 있죠."(하나) 크랭크는 정식 데뷔 앨범에도 프리츠와 함께한다. 같은 팀원이기에 당연한 것이지만 궁금증은 지울 수 없다. 크랭크의 정체를 묻자 모두들 "노코멘트"라고 말을 아꼈다.
프리츠. 왼쪽부터 유나, 슈아, 아리, 하나 ⓒ 팬더그램
유나는 프리츠의 리더다. 다른 친구들보다 2~4살이 많다. 아직 앳된 모습이지만 프리츠 내에서는 야무지게 제 역할을 다하는 듯 보였다. "유나 언니는 굉장히 차분하고 논리적이예요. 저희는 머릿속이 복잡해도 언니는 간단히 정리해 버리죠."(하나) 유나는 현재 대학교 실용음악과를 재학 중이다. 학교에서 R&B 보컬 등을 배웠지만 '걸스출동'에서의 달라진 보컬에 다소 애를 먹기도 했다. "아이돌에게 관심이 없었고 '걸스출동'을 처음 들었을 때도 당황했어요. 근데 어느새 집에 가면서 흥얼거리고 있더라고요."(유나)
멤버들은 슈아에 대해선 "3.5차원이다"고 소개한다. 장난이 많아 프리츠에 힘을 실어준단다. "슈아는 독특해요. 지칠 때면 언제나 옆에서 기분 좋게 해줘요."(하나) 슈아의 캐스팅 이력도 남달랐다. 소속사 관계자와 친구였던 옆집 아저씨와 이웃동네 주민으로 만났다. 이 관계자가 캐스팅을 제안했고, 결국 합격해 프리츠에 합류했다. "그분이 제가 이렇게 열심히 할 줄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 멤버들과 만나서 연습하면 정말 재밌는 것 같아요."(슈아)
하나는 슈아와 동갑인 덕분인지 둘은 내내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꽤 어려 보이는 외모로 밖에서는 막내라고 오해를 사기도 한다. 프리츠의 콘셉트를 보자마자 "아, '이건 되겠다' 싶더라"고 말한 하나의 말투 속에서는 애교도 엿볼 수 있었다. 외모뿐만 아니라 행동에서도 막내라고 오해를 살 만했다. "하나 때문에 제가 상대적으로 노안이 돼버렸어요."(슈아) 하나의 가족 중에는 무대에서 활동했던 분들도 계셨다. 그래서인지 하나는 가족들의 끼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아기 때부터 어른들 앞에서 재롱을 떨었어요. '끼가 좀 많았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하나)
발그스레 웃으며 수줍음이 많은 막내 아리는 겸손하게 언니들의 뒤를 바쳤다. "언니들이 잘해주세요. 각자 매력이 있어서 뭔가 좀 다른 것 같아요."(아리) 덕분에 세 명의 언니들은 아리를 살뜰히 챙겼다. "막내는 먹는 걸 좋아해도 살이 안 쪄요. 얼굴도 엄청 작죠?"(슈아) "발랄하지만 생각이 깊어요. 그룹의 '귀요미'예요."(하나) 아리의 꿈도 여느 지망생과 같이 가수였다. 많은 말은 하지 않아도 무대 위에서 폭발력이 있는 막내인 듯했다. "학예회 무대에 서서 환호를 받으면 정말 좋았어요. 가족들은 제가 가수를 할 거라곤 생각 못 하셨을 거예요."(아리)
프리츠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많은 그룹이다. 조금은 지칠 때도 있었지만 항상 자신이 모자랐던 부분을 고민하고 노력해왔다. 멤버들은 모두 "지금 제일 중요한 건 프리츠예요. 춤과 노래 등 아직 더 많이 연습해야죠"라고 입을 모았다. 그래도 이들의 미래는 밝다. 많은 무대에 오른 것은 아니지만 팬들이 올린 '직캠' 영상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감사하죠."(아리) "그저 신기해요."(슈아) "공연한 뒤 사진과 영상이 올라오면 엄청 고맙더라고요."(유나) "팬분들을 생각하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요."(하나)
프리츠는 6월께 정식 데뷔곡 '인류최대난제-오에오에'로 본격적으로 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프리츠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섹시보다는 남녀노소 다 좋아하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어디든 찾아가서 팬들을 만날 준비가 돼있죠. 모두에게 힘이 될 수 있고 에너지 넘치는 그룹이 목표예요. 한마디로 '엄마 미소'가 지어지는 그룹이랄까요?"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